대우 조선 노사 협상 결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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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장승포=허상천·김동균·이철호 기자】대우조선 사태는 파업 돌입 시한 15분을 앞둔 22일 오전 8시45분 노사 대표가 임금 인상 협약안에 잠정적 합의 했으나 대의원 대회가 찬반 투표 끝에 이를 부결시켜 파업에 직면하게됐다.
이 잠정 합의안은 이날 오후 노조 대의원 대회에서 대의원 54명 중 반대 28,찬성 26표로 부결돼 임시 총회 상정도 하지 못하고 무산됐다.
노사 양측은 21일 오전 10시30분부터 제12차 단체 교섭 3일째 협상에 들어가 교섭 대표 각 9명이 참석한 회의와 이와 별도로 6인 실무소 위원들의 철야 마라톤 회의 끝에 잠정 합의안을 마련, 박동규 조선소장과 양동생 노조위원장의 서명으로 협약서를 작성했다.
이 협약서에서 노사 양측은 89년 정기 임금 인상을 ▲올해 정기 승급 및 호봉 제도 개선에 따른 1인당 월평균 1만4천1백60원 인상 ▲기본급 6만5천원·수당 2만원을 올려 3월1일부터 소급 적용하되 지급은 회사 경영상황을 감안해 12월까지 10개월분 (1인당 총 평균 1백30만원)을 내년 1월10일 일시금으로 주기로 다.
또 내년엔 ▲정기 승급은 인사 고과 기준에 따라 별도 시행하고 ▲기본급 6만5천원·수당2만원을 3월부터 올리기로 했다. 이와 함께 조합원들의 생계 보조를 위해 오는 7월1일 이후 희망하는 근로자들에 대해 회사측이 1백만원 범위에서 금융기관의 대출을 알선해주기로 했다.
근무시간에 대해서는 주44시간 근무를 하되 임금은 48시간으로 적용하고 해고자 3명의 원직 복직은 김우중 회장과 해고 근로자 간의 합의를 거쳐 시기와 방법을 이달 말까지 결정키로 합의했다. <관련기사 13,14면>
잠정 합의서에 조인한 노사 대표는 『생산에는 협조를, 분배에는 건설적 대립이라는 발전적 노사 관계를 실현하자』고 다짐했으며 그 동안 불안을 감추지 못했던 지역주민·근로자 가족 등도 모처럼 밝은 얼굴로 사태 해결을 반겼다.
김우중 회장은 잠정 합의안이 타결된 뒤 『노사가 합심하면 금년 하반기 중에 단기 흑자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앞으로 사업 다각화로 조선업 비중을 25%로 낮춰 경기에 영향을 받지 않는 안정된 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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