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훈련 중단에 與 “대화 위해 환영”, 野 “북에 전리품 주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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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가 올해부터 양국의 연합군사훈련인 ‘키리졸브 연습’(KR·Key Resolve)과 ‘독수리 훈련’(Foal Eagle)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데 대해 정치권의 반응은 정반대로 나뉘었다.

한미연합훈련(PG). [연합뉴스]

한미연합훈련(PG). [연합뉴스]

야당은 강력히 반발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3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우리 정부가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한다는 명목으로 훈련을 중단했다는데 전혀 납득되지 않는다. 아무 성과없이 끝난 2차 북·미정상회담을 보고도 어떻게 이런 결정이 이뤄질 수 있었는지 그 진의와 경위를 국회 차원에서 살펴보겠다”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한미훈련 해체라는 것은 북한엔 전리품과 같은 것인데, 우리 스스로 안보해제를 하면서까지 내준 저의가 무엇인가. 이 결정은 철회되어야 함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국방부 차관 출신이자 국회 국방위 한국당 간사인 백승주 의원도 “이번 결정으로 정부는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주는 꼴이 됐다. 북한 입장에선 하노이 회담을 외교적 승리로 간주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백 의원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한미훈련을 중단하겠다는 것은, 바꿔 말하면 우리 훈련 때문에 북한이 핵 개발을 했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한미 훈련은 방어훈련이라고 그렇게 강조한 우리 군이 어떻게 이런 모순적인 말을 할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이양수 한국당 원내대변인도 구두 논평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없는 한국의 일방적 무장해제에 대해 국민적 우려가 크다. 정부는 서둘러 미국과 한미훈련 재개를 위한 협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이번 결정이 한미동맹과 한미방위태세의 약화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국민적 우려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정부가 사전에 예고를 통해 국민적 이해를 구하는 과정이 필요했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한 조치로 환영했다. 국방위 민주당 간사인 민홍철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남북 군사 합의에서 비롯된 북한 비핵화를 견인하기 위한 외교적인 지원 개념 아니겠나. 또 새로운 ‘동맹 훈련’을 하게 되니 안보가 위협되진 않을 것이다. 모두 한미간에 충분한 상호 인식하에 이루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해식 대변인도 “북미 대화를 계속 촉진시켜야하니까 그런 면에서는 하나의 필요조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환영한다”며 “다만 일각에서 안보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기 때문에 두 훈련을 축소해서 새롭게 마련하는 훈련을 주의깊게 잘 준비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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