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위자등 20명 공개 처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북경 AP·로이터=연합】중국 당국은 21일 관용을 요청하는 세계 여론을 묵살하고 최근 민주화 시위 중 열차에 방화한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은 3명의 시위자들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으며 북동부 제남시에서는 l7명이 사형 선고를 받고 처형됐다.
제남시의 현지 신문은 이들 17명이 강간·절도·살인 등 사회 질서를 문란케 한 범죄자 들이라고 보도했다.
상해 고등법원 대변인은 이날 오후 시 교외 서북부 푸투 지역에서 사형선고를 받은 「슈구오밍」「시에한우」및 「유앤슈에롱」등 3명에 대해 약3천명의 군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뒷목에 총 한발씩을 쏘아 집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3명은 지난 4일 상해시에서 벌어진 격렬한 민주화 시위 과정에서 시위 군중 사이로 돌진, 6명의 사망자를 낸 열차에 방화한 혐의로 체포됐는데 당국은 이날 군중들에게 배포한 유인물을 통해 이들의 방화로 열차가 고장나 6명의 시위대가 깔려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북동부 제남시에서는 약1만명의 군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45명의 시위 가담자에 대한 공개 재판이 열려 이중 17명이 「공공 질서를 크게 교란한」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았으며 나머지는 무기 징역 등 보다 가벼운 형을 선고받았다고 북경 라디오 및 제남일보가 이날 보도했다.
【뉴욕·런던 AP·AFP=연합】미국을 비롯한 영국과 호주·프랑스 등 주요 서방국가들은 21일 중국정부가 민주화 시위와 관련, 3명의 중국인을 처형한 사실을 신랄하게 비난하고 나섰으며 일부 국가들은 중국에 대한 제재조치를 시사했다.
서방국가들은 시위자 처형 사실에 대해 극도의 불쾌감을 표시했으며 12개 유럽공동체 (EC) 회원국들은 중국과의 관계를 재고하겠다고 발표했다.
「대처」영국 수상은 이날 영국을 방문중인 「호크」호주 수상과 함께 중국 당국의 민주화시위 주동자 처형이 전적으로 부당한 것이라며 경악과 분노를 나타냈다.
「대처」수상은 중국 정부의 처형 소식에 극도로 경악했다고 밝히고 자신과「호크」수상은 중국정부에 대한 제재조치를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베이커」미 국무장관은 중국의 시위주동자 처형에 깊은 유감을 나타내면서 그러나 현재로서는 미국이 북경 사태와 관련, 이미 실시한 제재 조치 외에 더 이상의 조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