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 ‘20대 달래기’ 나선 홍영표…“20대 포용 못한 정치인 책임 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에서 발언하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여야 4당이 선거제 개편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조속히 국회 정상화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이틀 연속 청년 달래기에 나섰다. 홍 원내대표는 26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20대 청년의 절망감과 상실감을 보듬어 안는 건 기성세대의 당연한 역할”이라며 “20대의 절망감과 상실감을 포용하지 못한 정치인들의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민주당은 원내에 청년미래기획단을 설치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기획단에 대해 “민주당과 20대 청년을 잇는 소통과 공감의 창이 될 것이다. 내가 직접 기획단 활동을 챙기면서 20대 청년들의 생생한 목소리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불평등, 불공정, 취업문제 등 20대가 느끼는 현실의 답답함을 풀어낼 수 있는 정책적 대안도 찾아낼 것이며 20대를 위한 실질적 대안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의 ‘20대 달래기’ 발언은 설훈 최고위원과 홍익표 수석대변인 발언의 후폭풍을 다시 봉합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설 의원과 홍 대변인은 최근 20대의 정부 지지율 하락과 보수화의 원인이 이명박ㆍ박근혜 정부의 교육 문제라고 설명해 20대로부터 “현 정부의 잘못을 모른다”는 질타를 받았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홍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20대 지지율 하락을 전 정권 교육 때문이라 주장했다고 보도한 매체에 대해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뉴스1]

이에 홍 원내대표는 25일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20대 청년에 대한 의원들의 발언에 대해 깊은 유감과 함께 머리 숙여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해찬 대표도 3ㆍ1운동의 의미 등을 설명하며 “근현대사의 질곡을 헤쳐 나온 위대한 힘은 청년 정신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이 대표의 발언은 청년층 달래기용이란 건 부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홍 대변인이 바로 기자들과 만나 “홍 원내대표가 내 발언의 취지를 모르고 한 말”이라고 번복하면서 다시 논란이 일자 바로 다음 날 홍 원내대표가 또 사과한 것이다.

홍 원내대표가 20대를 향해 거듭 사과한 것은 20대의 정부 지지율 하락이 심상치 않다는 당내 불안감을 반영한 결과이기도 하다. 한국갤럽이 지난 2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20대 지지율은 41%로 정부 출범 이래 최저치를 보였다. 1주 만에 10%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한국갤럽은 방송통신위원회의 ‘https 사이트 차단·검열’, 여성가족부의 ‘성평등 안내서’ 등이 20대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