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곡물에 발암물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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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국내로 수입된 미국산 옥수수와 캐나다산 밀에서 강력한 발암물질인 아플라톡신 (Aflatoxin)이 검출된 사실이 학계에 첫 보고돼 충격을 주고있다.
곰팡이가 만들어내는 분비물의 일종인 아플라톡신은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발견된 발암물질중 가장 높은 발암력을 지닌 독소로 우리나라 최대의 곡물수입원인 북미산 수입곡물에서 국내학자에 의해 이 독소가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이같은 사실은 경상대 정덕화교수(식품공학)가 최근 발표한 「면역분석법에 의한 곡물의 아플라톡신 오염측정」이 실험보고서에서 밝혀졌다. <관계기사5면>
정교수는 아플라톡신이 검출된 이 보고서를 지난 3일과 l5일 한국식품과학회학술발표회와 서울시보건환경연구소 공개강좌에서 각각 발표했다.
그러나 보사부는 최근 수입곡물에 대한 아플라톡신오염이 문제화되자 지난4월10일과 11일 목수수· 콩· 밀등 19종을 수거해 국립보건원 검사 결과 『어느 종류에서도 아플라톡신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발표했었다.
정교수의 이같은 연구결과에 충격을 받은 학계는 농산물수입 전면개방에 맞춰 이의 검사체제가 시급히 갖춰져야한다며 현재의 검사기능으로는 일본이나 대만에서 불합격된 농산물이 국내에 유입될 우려도 없지않다고 지적했다.
정교수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로 들여온 사료용미국산 수입 옥수수 30종과 캐나다호 밀60종 및 이들 수입곡물로 만든 사료완제품 60종등 1백50종의 샘플을 지난해 3월 수거, 3개욀동안 실험분석한 결과▲옥수수4종▲밀 5종▲사료완제품 7종등 전체의 10·6%인 16개 샘플에서 최고 31·89PPB 최저 1·14PPB까지의 아플라톡신이 검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현행 사료관리법상 아플라톡신 허용기준치는 원료50PPB, 완제품 20PPB이하다.
정교수는 이에대해 『실험대상이 사료용이고 오염정도도 허용치를 밑돌아 인체에 직접피해는 없었다고 본다』고 밝히고 『그러나 사료용의 경우에도 가축에 대한 1차감염은 물론 우유등을 통해 사람에게도 옮겨질 수 있으며 오염된 옥수수를 정상인 옥수수와 섞어 오염농도를 희석시키면 허용치 이하로 낮아질 수 있어 수입곡물에 대한 대량·반복검사가 시급히 요구된다』고 밝혔다.
정교수는 특히▲수입개방에 따른 수입량이 늘고있고▲곡물을 주식으로 하고 곰팡이 발효식품을 선호하는 식생활패턴에▲낮밤의 기온차가 커 오염확률이 높은 점등을 들어 국민보건 및 수입압력에 대처하는 정책적차원에서 검사·규제기능을 갖추는 것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농림수산부 박문상초지사료과장은 『수입곡물에 대한검사는 샘플을 수거해 이뤄지기 때문에 수입통과된 곡물중에도 소량의 아플라톡신이 검출될 가능성은 있다』 고 밝히고 『그러나 사료관리법상 허용치는 세계보건기구가 권장하는 기준에 따른 것으로 이 독소가 발견되더라도 허용치이하라면 별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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