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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롄샤오의 치명적인 실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7면

<8강전> ●안국현 8단 ○롄샤오 9단  

8보(112~124 )=112는 명백한 실수다. 112를 보자 안국현 8단의 눈빛이 번뜩인다. 안 8단은 먹잇감을 노리는 사냥꾼처럼 우상 쪽을 요리조리 살펴보더니 113, 115로 강펀치를 연달아 날렸다. 불리했던 상황을 한 번에 반전시킬 수 있는 강력한 펀치였다.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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롄샤오 9단은 안국현 8단의 기습에 당황한 듯 116으로 주춤주춤 물러섰는데 이 역시 나약한 수였다. 실수가 또 다른 실수를 부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 수로는 '참고도' 백1로 단수쳐서 백3으로 강하게 차단했어야 했다. 실제로 롄샤오 9단은 바둑이 끝난 뒤 복기할 때 애초에 112가 커다란 실수였다며 자책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을 도로 주워 담을 수는 없다.

118까지 진행되고 보니 앞서 롄샤오 8단이 중앙을 포기하면서까지 공을 들여 쌓아가던 상변 집이 치명타를 입었다. 게다가 119로 흑이 우변을 향해 머리까지 내밀었으니, 112 이후 백이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는 상황. 백의 피해가 막심하다.

참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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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등등해진 안국현은 123으로 끊어 다시 한번롄샤오를 추궁했다. 흑백의 기세가 반전됐다. 다급해진 롄샤오 9단은 124로 우하귀를 향해 빠르게 달려나갔는데, 이 수엔 유리한 바둑을 한 번의 실수로 그르쳤다는 원망과 조급함이 담겨있다. 어느덧 안국현 8단에게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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