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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익종 "만날수록 행복한, 가장 좋은 친구를 소개합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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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톡톡 더,오래] 퇴직 후 삶, 마음먹기에 달렸다 

한익종 푸르메재단 기획위원은 1986년 삼성그룹 입사해 20년 넘게 근무하다 2009년에 은퇴했다. 이후 봉사하는 삶을 실천하며 '나누는 삶'을 살고 있다. 서지명 기자

한익종 푸르메재단 기획위원은 1986년 삼성그룹 입사해 20년 넘게 근무하다 2009년에 은퇴했다. 이후 봉사하는 삶을 실천하며 '나누는 삶'을 살고 있다. 서지명 기자

인생 후반부에 할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일, 가장 좋은 친구이자 동반자, 이타를 통한 이기의 실현, 자신이 좋아하고 자신 있는 일로 성취감을 갖는 일…. [더,오래]에서 '한익종의 함께, 더 오래'라는 이름으로 봉사하는 삶을 연재하고 있는 한익종 푸르메재단 기획위원이 말하는 봉사다. 잘 나가는 삼성맨에서 퇴직해 봉사하는 삶을 실천 중인 그가 말하는 나누는 삶이란 무엇일까.

이른바 잘 나가던(?) 삼성맨이었다고
1986년 삼성그룹 입사 이후 계열사 홍보업무를 담당하다가 그룹 회장비서실에서 삼성 신경영 홍보업무를 수행했다. 회사에서 가장 잘나가던 시절이라던 그때, 아이러니하게도 삶에 대한 의구심이 생겼고 50세 되던 2009년에 회사를 떠났다. 직장생활 할 때 ‘이게 정녕 내 삶인가’라는 생각에 회의감이 컸다.
퇴직 후 상실감을 어떻게 극복했나
퇴직 후 처음엔 사막에 선 기분이었다. ‘없으면 채워지고 모자라면 생긴다’는 순리를 터득했기 때문에 큰 걱정은 안 했다. 무엇보다 가족이 응원해줬다. 조기 은퇴를 반대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가족들이 찬성했다. 이제는 나 좋아하는 일 해보라고 말해줘서 힘이 됐다. 다들 알고 있었다. 내가 직장인, 그것도 삼성맨하고는 안 어울리는데 가족을 위해서 오래 참았다고 하더라.
한익종 푸르메재단 기획위원이 나무젓가락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사진 한익종]

한익종 푸르메재단 기획위원이 나무젓가락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사진 한익종]

어떤 계기로 봉사활동을 시작했나
직장에서 핵심 부서장 자리를 놓고 지방 영업 부서장으로 자청해 떠날 때 내려놓기, 마음 비우기를 작정했다. 내려놓고, 마음 비우기를 위해 봉사보다 좋은 방법이 없더라. 흔히들 봉사를 남을 위한 자기희생이라고 생각하는 데, 나는 봉사를 ‘이타를 통한 이기의 실현’이라고 정의한다. 봉사는 곧 자기 사랑이다. 봉사의 가장 큰 매력은 인생후반부에 점점 커지는 불행감을 해소하고, 내가 아직도 이 사회와 이웃에 소중한 존재라는 자존감을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자신이 가진 강점을 이웃과 함께 나눠보면 행복감을 스스로 느낄 수 있다.
봉사활동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봉사활동도 해보니 자신이 좋아하고, 자신의 강점을 살린 활동을 해야 오래갈 수 있고 질도 향상된다. 나는 원래 취미로 그림을 그려왔다. 우연이 해녀의 삶을 들여다볼 기회가 있었는데 보고 깊이 공감하게 됐다. 이 해녀들을 내 손으로 표현해 곁에 두고 삶의 교훈으로 삼고 싶었다. 그런데 질박한 해녀의 삶은 일반 도구보다는 버려지는 나무젓가락이나 골판지와 같은 재료로 표현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버려진 것들에 숨을 불어 넣어 다시 피어나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나무젓가락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게 됐다. 이를 계기로 장애인의 재활과 자립을 돕는 푸르메재단과 인연이 닿았고, 장애아동 돕기 성금 마련을 위한 '제주 해녀 젓가락그림전'을 열게 됐다.
제주생활을 준비 중이라고 들었다
해녀 그림을 그린 인연이 제주생활로까지 이어지게 됐다. 폐가를 무상으로 임대받게 됐고 그 곳에서 공간을 꾸리고, 젓가락 해녀그림을 그리는 것 외 해녀들과의 공동 창작활동을 하게 됐다. 은퇴 후 10여년간 강원도 화천에서 지내며 내 손으로 직접 집짓기를 해 본 경험과 지난해 장애어린이 돕기 성금 마련을 위한 제주 해녀 젓가락그림전이 계기가 됐다. 내 제주생활은 단순히 제주에서의 작품활동이 아니라 무분별한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원주민의 삶의 터전이 파괴되는 것을 미력이나마 막아보자는 또 다른 봉사활동이다. 봉사와 환경보호와 창작 활동이 융합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한익종 푸르메재단 기획위원이 나무젓가락으로 그린 해녀 그림. [사진 한익종]

한익종 푸르메재단 기획위원이 나무젓가락으로 그린 해녀 그림. [사진 한익종]

은퇴 이후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은퇴 이후는 직장생활에서 누렸던 모든 것에서 점점 멀어져 가게 돼 있다. 그 괴리에서 오는 상실감과 소외감은 점점 커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이를 인정하고 과거로부터 탈피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명함이라는 울타리가 없어졌다는 두려움이 온다. 5cm x 10cm의 함정에서 탈출하는 기회라고 여기자. 앞만 보면서 달려왔다면 이제는 좌우도 살피겠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그를 가능케 하는 건 욕심을 줄이고 남에게 베푸는 마음가짐이다.
[톡톡,더 오래]에서 어떤 이야기를 할 계획인지
인생후반부를 나 스스로(?) 개척한 사례를 독자와 나누고 싶다. 인생전반부(제1막 학창시절, 제2막 직장생활)가 남과 비교하고, 남보다 잘살아야 하고, 남보다 나아야 한다는 강박관념 속에 살았다면 인생 3막은 내 삶을 찾아 즐기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 그를 돕는 가장 좋은 방법이 봉사였다. 봉사는 주는 것이 아니라 받는 것이라는 사실을 들려주고 싶다.

2월 [톡톡 더,오래] '퇴직 후 삶, 마음먹기에 달렸다'

인생 환승에 도전하는 사람들의 커뮤니티 '더,오래'가  매달 독자 여러분과 함께 하는 오프라인 행사 [톡톡 더,오래]를 진행한다. 2월 [톡톡 더,오래]는 '퇴직 후 삶, 마음먹기에 달렸다'를 주제로 열린다. 더,오래 인기 필진 정하임 콜라텍 코치, 한익종 푸르메재단 기획위원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

▶일정: 2월27일(수) 오후 4시30분~6시
▶장소: 월드컬처오픈 1층 (중구 서소문로 89-31, 전 M&B 빌딩)
▶주제: 퇴직 후 삶, 마음먹기에 달렸다
▶강사: 정하임 콜라텍 코치, 한익종 푸르메재단 기획위원
▶신청: 오는 20일 더,오래 카카오플러스친구로 등록하신 분들께 우선적으로 신청 안내. 선착순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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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더오래팀 theore@joongang.co.kr

서지명 기자 seo.jim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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