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쏙] 신문으로 생각 키우면 '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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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을 잘 하려면 정보를 분석, 비판적으로 받아들여 문제 해결 능력을 길러야 한다. 사진은 초등생용 통합논술 월간지 ‘퍼니’의 내용. 캐릭터가 돈이 된다는 기사를 읽기 자료로 제시한 다음, 캐릭터 시계와 일반 시계 값을 비교해 캐릭터 값을 스스로 매겨 본 뒤 캐릭터가 판매에 미치는 영향을 쓰게 했다.

대학 입시에서 통합교과 논술 비중이 커지며 초등학교에서도 논.서술형 시험 문제가 늘고 있다. 하지만 통합논술의 개념조차 생소한 데다, 벼락치기로 해결할 수도 없어 학부모들은 심난하다. 집에서 신문으로 초등학생 자녀의 논술을 지도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 통합교과 논술이란=고대 이스라엘에서 두 어머니가 한 아기를 놓고 자기 자식이라고 다투다 결국 '지혜의 왕'인 솔로몬(재위 기원 전 971~기원 전 932)의 재판을 받게 됐다.

솔로몬은 "아기를 반씩 갈라서 가지라"고 판결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했다. 법학만으론 안 되는 문제를 수학과 생물학.심리학 등 통합교과적으로 접근해 풀어낸 것이다.

통합교과 논술은 이렇듯 삶에서 부닥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보편적이고 창의적인 대안 제시다. 그리고 문제 해결의 잣대는 사회 전체 행복의 크기다. 행복의 크기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솔로몬처럼 여러 영역의 지식을 통합해 접근해야 하는데,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 지식만으론 통합적 사고를 하기 어렵다. 어릴 적부터 꾸준히 교과목별로 토론 수업을 하고, 여러 교과 영역을 넘나들며 생각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 신문으로 통합논술 공부 이렇게=신문엔 면마다 성격이 다른 정보가 풍부하고, 교과서와 달리 한 가지 문제를 다양한 분야에서 비춰준다. 또 실생활의 여러 문제들이 발생부터 해결 과정까지 담겨 있어 통합논술 교과서로 신문만 한 게 없다. 초등학생이 처음부터 신문을 척척 읽어내고 소화하긴 어렵다. 먼저 필요한 정보를 찾아 읽는 습관을 들인 뒤 중심 내용을 요약해 보고,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적어보는 활동으로 발전시키는 게 좋다.

▶신문일기 쓰기=논술은 일기 쓰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요즘 학생들은 보통 학교와 학원을 오가기 때문에 일기의 소재가 단순할 수밖에 없다. 이때 신문에서 맘에 드는 기사를 스크랩한 뒤 그 기사를 바탕으로 일기를 꾸준히 쓰면 세상을 폭넓게 보고, 독해력도 저절로 기를 수 있다.

▶비교하며 읽기=같은 내용이라도 신문사에 따라 논점이 찬반으로 갈릴 수 있다. 논점이 다른 신문의 기사와 비교해 읽으면 배경지식이 더 풍부하고 시각도 다양해진다.

▶사실과 의견 찾기=기사는 육하원칙을 충족시키는 사실과 그 사실을 바탕으로 한 의견으로 구성된다. 사실과 의견을 구별해 기사를 읽는 까닭은, 내용이 사실인지 의견인지 구분할 수 있어야 그 글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글의 정보가 정확한지, 의견이 사실에 근거하고 있는지 판단하며 읽을 줄 알아야 비판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다.

▶중심생각 찾기=기사에는 기자가 말하려는 핵심 내용이 들어 있다. 이 핵심을 나타내는 글이 중심생각이다. 중심생각은 작품(기사)에서 말하는 철학이다.

▶내용 요약=글의 문맥을 파악해 중심 내용을 간략히 정리하는 활동이다. 요약 능력은 글의 핵심을 파악하는 기초적인 독해 능력과도 관련이 있다. 요약문은 대체로 본문의 25~30% 분량이 적당하다.

▶자기 의견 쓰기=기사를 읽고 단순한 느낌부터 찬성이나 반론을 논설문 형식으로 쓴다. 논리적으로 정리된 한 편의 글로 작성하되, 분량은 400자부터 시작해 계속 늘려나간다.

▶기타 방법=학부모가 직접 신문으로 가르치기 어려울 경우 신문기사를 활용해 만든 통합논술 전문 학습지로 공부해도 된다. 중앙일보NIE연구소의 통합논술 월간지 '퍼니'(www.jnie.co.kr.구독 문의는 국번 없이 1588-9812) 등이 이에 해당한다. 교사도 함께 파견한다.

이태종 NIE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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