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세 이상 흡연자, 1만원만 내면 폐 CT 검사 받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해 서울의 한 흡연카페에서 담배를 피는 흡연자. *기사와 관계 없는 사진 [뉴스1]

지난해 서울의 한 흡연카페에서 담배를 피는 흡연자. *기사와 관계 없는 사진 [뉴스1]

오는 7월부터 만 54~74세 고위험 흡연자는 1만원 정도만 내면 폐암 검진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국가암검진 대상에 폐암을 포함하는 내용의 암 관리법 시행령과 건강검진기본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14일부터 40일간 입법예고한다고 13일 밝혔다.

국가암관리위원회는 지난해 12월 폐암 검진 도입을 포함한 ‘2019년 국가암검진사업 시행계획’을 심의ㆍ확정했다. 이에 따라 7월부터 기존 위암ㆍ간암ㆍ대장암ㆍ유방암ㆍ자궁경부암 등 5대 국가암검진 대상에 폐암이 추가된다. 폐암 국가암검진 대상은 54~74세 남녀 가운데 폐암 발생 고위험군이다. 폐암 발생 고 위험군은 30갑년(하루 1갑씩 30년간 흡연) 이상의 흡연 이력을 가진 현재 흡연자 등이다. 이들은 2년마다 저선량 흉부 컴퓨터 단층촬영(CT) 검사를 받게 된다. 비용은 1인당 11만원으로 이중 90%는 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하고, 10%(1만1000원가량)만 본인이 부담하게 된다. 건강보험료 기준 소득 하위 50% 가정은 본인부담금이 없다.

폐암 조기발견을 위해 저선량 CT검사를 받고 있는 모습.[중앙포토]

폐암 조기발견을 위해 저선량 CT검사를 받고 있는 모습.[중앙포토]

2004년 위ㆍ유방ㆍ자궁경부ㆍ간ㆍ대장암 국가 5대암 검진 쳬계가 갖춰진 이후 15년 만에 6대암으로 확대된다. 폐암은 암 가운데 국내 사망자수 1위(1만7969명)를 차지한다. 폐암은 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이미 다른 장기로 원격 전이가 이뤄진 상태서 발견되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5년 상대생존률이 26.7%로 주요 암종 중 췌장암(10.8%)에 비해 두 번째로 낮다. 조기발견율도 낮은 편이다. 폐암의 조기발견율은 20.7%로 위암(61.6%), 대장암(37.7%), 유방암(57.7%) 등 다른 암에 비해 낮다. 이 때문에 조기 검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폐암 환자 저선량 CT 촬영 사진. 왼쪽 하단의 하얀 반원 모양이 암 세포다. [중앙포토]

폐암 환자 저선량 CT 촬영 사진. 왼쪽 하단의 하얀 반원 모양이 암 세포다. [중앙포토]

복지부는 2017년 2월부터 이달까지 폐암검진 시범 사업을 진행했다. 국립암센터 등 전국 14개 기관에서 만 55세~74세의 30갑년 이상 흡연력을 가진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저선량 흉부 CT 검사를 했다. 그 결과 검사를 받은 1만3345명 중 69명이 폐암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의 조기발견율(69.6%)은 우리나라 일반 폐암환자 조기발견율(20.7%)의 3배 수준이다. 폐암 검진 도입이 폐암 조기발견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폐암의 경우 수술 가능한 초기 단계에서 발견하면 5년 상대생존율이 2배 이상(64%)으로 상승한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