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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한국당 전대…황교안·오세훈 양자대결 구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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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2주 앞으로 다가온 자유한국당 대표 경선 구도가 12일  황교안 전 국무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진태 의원 등 3파전으로 확정됐다.

주자 8명 중 김진태 등 3명 등록 #황교안 현충원서 “세대 융합 필요” #오세훈 “박근혜 연상, 두 분 안돼” #출마자 기탁금 줄어 당 재정 타격

당초 2·27 전당대회 연기를 요구하며 보이콧 선언을 했던 오 전 시장은 이날 입장을 선회해 후보 등록을 했다. 보이콧에 동참했던 후보 4인(심재철·안상수·정우택·주호영 의원)은 이날 후보등록을 포기해 자연스럽게 오 전 시장으로 단일화를 하는 모양새가 됐다. 오 전 시장은 전날 이들을 일일이 찾아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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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도 분명해졌다. 영남권·정통보수를 상징하는 황 전 총리와 수도권·개혁보수를 대표하는 오 전 시장이 진검승부를 벌이는 양상이 됐다. 전당대회 레이스 초반에 비해 후보(8명→3명)는 줄었지만 뚜렷한 대립각으로 최소한 ‘반쪽 전대’ 오명에선 벗어났다는 관측이다.

이날 오 전 시장은 전당대회 합류를 밝히며 “많은 당원 동지들께서 ‘이대로는 안 된다. 개혁보수의 가치를 꼭 지켜 달라’는 말씀을 주셨다”며 “더 이상 당과 보수의 몰락을 지켜보고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이 자신감을 찾는 건 좋은데 (5·18 폄훼 논란 등) 우경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금할 수 없었다”고도 했다.

반면 황 전 총리는 후보 등록일 첫 일정으로 서울 국립현충원을 찾았다. 방명록에는 ‘선열들의 뜻 받들어 반드시 나라를 바로 세우겠습니다’고 적었다. 황 전 총리는 참배 후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나라가 바로 서는 것이며, 그 길을 가기 위해 세대 간 융합이 필요하다”고 했다. 페이스북에는 “자유한국당 대표 후보로 등록했다”며 “눈보라 맞으며 빙판길을 걸으며 대한민국의 길을 이끌어온 대한민국의 부모님들을 다시 생각했다. 국민이 걸었던 그 하얀 발자국을 따라 한발짝 한발짝 걷겠다”고 썼다.

둘은 이날 오후 안상수 의원 출판기념회에서 조우했다. 황 전 총리는 “우리 당이 최근 치러졌던 세 차례 선거에서 모두 진 이유는 분열하고 나누어졌기 때문”이라며 “다음 총선에서 이기고 대선까지 집권하려면 출발점은 역시 힘을 합해 하나 되는 것”이라며 통합을 강조했다.

오 전 시장은 확장성을 강조했다. 그는 “황 전 총리 훌륭하고 김진태 의원의 투쟁력 좋지만, 중도층 유권자를 얻는 데 효율적 리더십을 고민해야 한다”며 “얼굴만 봐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생각나는 두 분보다는 제가 (당 대표가 돼야) 수도권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황-오’ 양강구도에서 김진태 의원의 선전 여부도 변수다. 김 의원은 ‘태극기 부대’로부터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일각에선 김 의원이 지지층이 다소 겹치는 황 전 총리의 표를 잠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27 전당대회에서 한국당은 선거인단 투표(70%)와 일반 국민여론조사(30%)를 합산해 대표를 선출한다. 선거인단 수는 대의원 8115명을 포함해 총 37만8067명이다.

한편으로 한국당은 후보가 3명으로 줄면서 재정에 큰 부담을 안게 됐다. 기탁금 때문이다. 전대 준비위원회에 따르면 당초 후보들로부터 받을 기탁금 기대 수익은 13억3000만원이었다. 당 대표에 8명(1억원씩 총 8억원), 최고위원에 10명(5000만원씩 총 5억원), 청년 최고위원에 3명(1000만원씩 총 3000만원)이 후보 등록을 하리라는 예상에 따른 계산이다. 이에 따라 전대도 수익과 비슷한 15억원 규모로 준비했다. 중앙선관위 위탁료(8억원)+대관료 등 행사 비용(3억원)+여론조사 비용(3억원)+기타 비용(1억원) 등이다. 최대 5억원 정도의 적자가 발생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영익·김준영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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