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에 소예술가 공연 "러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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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세계 최대의 공연예술 시장인 미국에서는 최근 소련예술가들의 각종 공연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지난 79년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점령이후 「카터」대통령은 미소문화교류를 전면 중단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극적으로 바뀐 것이다.「고르바초프」가 4년전 소련 최고권력자직에 오른후 잇따른 개방정책 발표로 비정상적이라할 정도로 많은 소련 공연 예술가들이 미국을 찾아오고 있고 체류기간도 길어졌다.
지난 6년여간 미국에서의 소련문화봉쇄는 청중들에게 소련예술에 대한 갈증으로 소련 예술가들을 신비스런 존재로까지 만드는 결과만을 빚었다. 따라서 일단 문이 열리자 봇물이 터진듯한 상태에 직면케된 것이다.
『자칫 소련예술가들로 미국시장이 떠내려 갈지도 모를 위험이 있다』고 뉴욕의 한 공연예숙기획가는 우려한다.
그러나 아직도 소련예술가들은 미국에 초청하여 공연을 갖는데는 문제가 많다.
미국의 흥행주들은 소련 예술가들의 서방공연주선을 독점해온 소련연방 공연예술사무소 고스콘서트의 숨막힐듯한 관료주의, 엄청난 세금, 뒤늦은 여권발급, 불성실한 예술가, 막판에서의 예약취소, 달러로 지불하는 공연료와 비행표를 둘러싼 끝없는 승강이들에 몸서리를 친다.
물론 「고르바초프」의 개방정책이후 모든 상황은 바뀌고 있다. 그들은 더욱 달러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미국시장에서 58년에 모이세예브 무용단, 59년에 볼쇼이 발레를 초성하는등 70년대초까지 소련예술가의 미국공연을 독점해왔던 소련태생의 흥행주「솔·후록」이외에 이제는 수많은 공연기획사들이 소련예술가 유치에 나서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잘 알려진 단체나 개인이 아니라면 흥행이 안된다」는 현실인식 아래 몇명 안되는 소련의 저명한 단체나 개인을 초성하기 위해 자신의 살을 깍는 경쟁을 벌이고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소련쪽도 변하고 있다. 지난 4월1일부터 유효한 법률개정에 따라 그들은 외국회사와 재정문제에 관한 협정을 맺을수 있게 되었다. 이제 고스콘서트외에도 소련예술가를 미국공연에 보내기 위해 미국매니저들과 협상을 하는 단체들이 생겼다.
발레단·오페라단·오키스트라들은 독자적으로 미국의 초정자나 매니저들과 교섭을 할수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그들은 진정한 파트너십은 모른다. 소련인들은 아직도 무조건 공연자를 위한 여행의 모든비용, 즉 교통비·숙식비·용돈등을 미국매니저에게 부담시키려 하고 있다』고 미국 맨해턴의 공연기획가「맥심·게르슈노프」씨는 얘기한다.
사실 소련의 고스콘서트는 그동안 소련예술가들의 해외공연 수입중 80%를 독점해왔고, 그들의 귀국시에는 향수·의류·달러등을 실력자에게 선물해야 하는 등으로 부패했다는 것이 최근 소련매스컴에 의해 보도되고 있다.
볼쇼이 발레나 모스크바 필같은 일류단체, 피아니스트「스비 야토슬라브·리히터」「에밀·기렐스」, 바이얼리니스트「데이빗·오이스트라크」같은 세계적 명성의 연주자들이 아니라면 전적으로 고스콘서트에 의해 해외공연 여부가 결정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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