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일깨운 '전쟁과 평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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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한국전쟁 56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뉴라이트 전국연합 상임의장 김진홍 목사(左)가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지휘자 금난새씨(中)가 박수를 치고 있다. [뉴라이트 전국연합 제공]

음악은 전쟁의 일부다. 24일 새벽 월드컵 응원의 함성이 높은 것은 축구 경기가 전투와 같기 때문이다. 전쟁에서 음악은 아군 병사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동시에 적군을 주눅 들게 만드는 심리전의 수단이다.

음악은 동시에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24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추모음악회 '전쟁과 평화'는 한국전쟁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모임이었다.

추모음악회를 뉴라이트 전국연합(상임의장 김진홍 목사)이 주최해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대부분 6.25 관련 음악회는 정부 주도였는데, 이번엔 정치적 성향이 강한 민간단체가 주도했다. 당초 기획은 민간 공연기획사 스퀘어픽(대표 김성혁)이 했다.

기획을 전해 들은 뉴라이트 전국연합에서 선뜻 직접 주최로 나섰다. 김진홍 목사는 3년 전 중국 베이징에서 6.25 휴전 50주년 기념 퍼레이드를 보면서 "전쟁 당사자인 우리가 정작 그 역사를 잊고 있다"는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한다. 전쟁을 통해 역사를 돌아보자는 뉴라이트 전국연합의 취지에도 맞는다고 생각했다.

유라시안 필하모닉을 이끌고 있는 지휘자 금난새씨도 적극 동참했다. 금씨 역시 "예술도 시대와의 앙상블이 중요하다"며 지휘와 해설, 프로그램 구성을 도맡았다.

전쟁 관련 음악을 골라 연주했다.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 쇼스타코비치의 '실내 교향곡 제8번',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 차이콥스키의 '1812년 서곡' 등.

앙코르곡으로는 이날 새벽 월드컵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최선을 다한 태극전사들을 응원하는 뜻에서 엘가의 '위풍당당 행진곡'을 연주해 기립 박수를 받았다. 이성환 편곡의 '얼의 무궁'에서 김성태의 가곡 '동심초'가 흐를 때는 한국전쟁의 참상을 담은 영상이, 안익태의 '한국 환상곡'이 등장할 때는 서울광장을 가득 메운 붉은 악마들의 모습이 무대 위 스크린에 스쳐 갔다.

뉴라이트 단체 주최인지라 보수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이명박 서울시장,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 김문수 경기도지사 당선자, 노재봉 전 총리, 김상태 성우회 회장 등.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도 참석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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