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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와 안통하는 것도 닮았네, 내 손주들 하하하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전구~욱 손주자랑(47)

독자 여러분의 성원으로 '전구~욱 손주자랑'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참여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1월 31일까지 접수된 사연을 5건씩 모아 소개합니다.

박재석 "우리 손주는 어디로 튈 줄 모르는 럭비공"

“기찻길 옆 오막살이 아기 아기 잘도 잔다 칙폭 칙칙폭폭 칙칙폭폭칙칙폭폭 기차소리 요란해도 아기 아기 잘도 잔다”던 럭비공 손주가 벌써 “기찻길 옆 옥수수밭 옥수수는 잘도 큰다 칙폭 칙칙폭폭 칙칙폭폭칙칙폭폭 기차소리 요란해도 옥수수는 잘도 큰다.” 벌써 9살, 이만큼 컸다.

밖에만 나가면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 줄 몰라 조마조마하던 럭비공 손주. 럭비공 할무니와 닮았단다. 그래서 기차길 옆이 아니라 기찻길 속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손주와 함께 있으면 손주와 내가 ‘우선 멈춤’이 아니라 기차가 ‘우선 멈춤’도 아닌, 아주 ‘정지’다. 우~ 부끄러운 시선들. 근데 사진 밖, 또 다른 시선은 누구지?

옛날 옛적에 어흥!
어흥! 나 너 잡아먹으러 왔다.
팥죽 한 그릇 주면 안 잡아먹지. 어흥! 어흥!
아! 무셔, 무셥다구요오오오!!!
호호! 우린 하나두 안무셥는데! 할무니가 더 무셥덴다!

할무니 열중! 할무니 하무니이!!! 아니아니 이잉잉! 할무니! 놀아줘! 말 잘 들으면 놀아준댔잖아요! 배고프다고! 배고파요! 빨리 놀아줘!
-놀아? 놀아?
놀아!
-지금 놀아주잖아!
받은 것도 없고 먹은 것도 없는데요! 아무것도 안 줬으면서 뭘 줬다고요!?
-허!

할무니와는 서로 안 통하는 게 닮았단다.

위왕복 "아무리 오랜만에 봐도 핏줄은 핏줄"

2018년 12월 15일 전북 군산시 한 횟집에서 3년 만에 다시 본 딸과 손주 손녀와 한컷. 너무나 오랜만에 보게 되어 어색하지만 혈연이라는 게 무시 못 한다는 걸 새삼 느낍니다. 할머니, 딸, 손녀 이렇게 3대가 닮았다고 아들과 며느리가 항상 말하더군요. 우리 가족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기를 소망합니다. 아, 손주는 전부 친손주입니다.

이원 "예쁜 손주 낳아줘 고맙다 며느리"

처음으로 혼자서 앉았네요. 제가 회갑 되는 해 태어나준 4개월 된 첫 손자입니다. 제 눈에는 이 세상에서 제일 예쁜 아기입니다. 태어난 손주도 예쁘고 또 세상에 나오게 해준 며느리한테도 고맙네요.
(※ 소셜로그인으로 이벤트 응모는 접수되지 않았습니다)

최가치 "새끼발가락까지 닮았어요"

발가락이 정말 닮았다. 내 삶은 2017년 6월 20일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다. 손자 최민준이 내 눈앞에 왔다.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던 때 내 곁에 왔던 아들에게 미안할 정도로 행복했다. 손자는 돌 즈음에 걸었다. 손자 새끼발가락이 내 시선을 붙잡았다. 양쪽 새끼발가락이 물음표(?) 모양이다. 우리 부부 32주년 결혼 축하연에서 손자의 선물은 미소다. 손자가 있는 세상만으로도 행복하다. 발가락까지 닮았다. 이것이 부활이다.
(※ 소셜로그인으로 이벤트 응모는 접수되지 않았습니다)

박우영 "9년째 돌본 핏덩이, 저절로 나를 닮아"

지난 1월 20일 한 식당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손자 나이 9세, 저는 72세. 친손자도 아니고 외손자도 아니에요. 정식 돌보미 기간이 이미 끝났는데도 서로 못 잊어 9년째 보살피고 있어요. 며칠 전 갑자기 길에서 통곡하는 거예요. “왜 그래?” “할아버지 나이가 너무 많아 일찍 죽을까 봐 걱정돼서 그래. 내가 클 때까지 같이 놀고 나 돌봐줘야 하는데…. 엉엉.”

저는 갑작스러운 말에 말문이 막혀 그냥 속으로 울었어요. 이렇게 저하고 9년을 함께하다 보니 이젠 손자보다 더 정이 들고 자식 같고 친구같이 저의 인생을 무척 즐겁게 해준 우리 손자에게 오히려 감사하고 있어요. 아직도 참새같이 먹이를 받아먹는 우리 아기, 남이 뭐라던 나에겐 그저 사랑스럽고 귀여운 꼬마랍니다. 어린 핏덩어리 시절부터 지금까지 함께했더니 하는 행동이랑 습관이 아주 닮았다고 주위 분들이 말씀들 하십니다. 좋은 쪽으로요. 하하.

더오래팀 theor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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