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고, 끝내 한국에 도움 못 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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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고는 한국을 살리지 못했다.

토고는 24일 새벽(한국시간) 쾰른에서 벌어진 G조 최종전에서 프랑스에 0-2로 졌다.

레몽 도메네크 프랑스 감독은 티에리 앙리와 다비드 트레제게를 최전방 투톱에 배치하는 4-4-2 포메이션을 썼다. 프랑스가 이번 월드컵에서 두 선수를 동시에 기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랑스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자 현역 최고의 골게터로 불리는 앙리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포지션이 겹치는 트레제게를 함께 기용하지 않았다. 지거나 비기면 16강 진출이 좌절되는 프랑스로서는 절박했다.

정상급 스트라이커 둘이 뛴 프랑스의 공격은 날카로웠다. 수많은 찬스를 만들어냈다. 트레제게와 앙리와 플로랑 말루다, 프랑크 리베리가 위협적인 슈팅을 날리며 토고를 압박했다. 그러나 골을 낳지 못하는 늙은 수탉 프랑스의 초라한 생산력은 이 경기에서도 계속됐다.

완벽한 찬스에서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기도 했고, 팀가이스트를 하늘로 날려버리기도 했다. 토고의 골키퍼 코시 아가사가 눈부신 선방으로 골대를 지켜냈다.

그래도 한계는 있었다. 토고의 역습이 힘이 없었기 때문에 프랑스는 계속 공격할 수 있었다. 토고의 간판 스트라이커 아데바요르는 소속팀인 아스널의 동료이자 수퍼스타인 앙리에 기가 죽은 것 같았다. 한국과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자신감이 없었다.

프랑스는 결국 후반 10분 리베라의 패스를 받은 비에라가 터닝슛을 성공시켜 득점에 성공했다. 6분 후 비에라의 패스를 받은 앙리가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프랑스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결승전 이후 월드컵에서 첫 승리를 거뒀다.

앙리는 "월드컵에서 우승하는 빅팀들은 슬로우스타터였다. 조별예선에서 프랑스는 그리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우승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경고 누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지네딘 지단은 16강전에서 다시 뛸 기회가 생겼다. 월드컵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지단은 프랑스가 16강에 진출하지 못했을 경우 다시 그라운드에 서지 못할 운명이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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