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패관료들 매년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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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부정부패로 상당한 재산을 해외로 빼돌린 뒤 가족과 함께 외국에서 호화생활을 누리는 중국 관료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중국 광둥(廣東)성에서 발간되는 주간지 남방주말(南方周末)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01년까지 해외 도피 부패 관료의 수는 어림잡아 4천명 선으로 이들이 빼돌린 금액만 50억달러를 넘어선다.

하지만 신문은 "이는 옛 이야기에 불과할 뿐"이라며 "해외 도피 부패 관료수는 줄곧 늘어났기 때문에 정확한 숫자는 아무도 알 수 없는 '흑수(黑數)' 상태"라고 전했다.

58세의 저장(浙江)성 건설국 부국장급의 양슈주(楊秀珠)는 올해 4월 20일 딸과 사위, 외손녀를 데리고 상하이(上海)공항에서 싱가포르를 거쳐 미국에 도착했다. 그는 오래 전에 중국을 떠난 아내가 마련한 다섯채의 호화 저택을 소유한 채 안락한 여생을 보내고 있다.

산둥(山東)성의 부국장급 한 관리는 지난해 '신병 치료'라는 명목으로 미국 에디슨시에 이주한 뒤 한꺼번에 호화 저택 세 채를 구입하는 '기개'를 과시해 현지 부동산업자들을 놀라게 한 사례도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단순히 자금을 해외로 빼돌리는 방식은 옛날 식이며 요즘에는 지방 관료들이 미국과 유럽 등에 해외 지사를 설립해 아예 반 공개적으로 버젓이 돈을 빼돌리는 방식이 유행 중이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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