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직 문」좁아진다.|이직·퇴직률 크게 낮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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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임금상승, 노사분규에 대한 대응책으로 기업들이 설비자동화, 신규고용인원 감축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미 직장을 갖고있는 취업인력의 퇴직·이직률이 크게 줄어드는 현상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신규인력의 취업난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지난 87년 이후 노사분규를 거치면서 대부분회사들이 임금을 대폭 올린 데다 종업원의 복지후생에 많은 배려를 하고있어 기존취업자들에게는 평생직장개념이 정착돼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있다.
삼성그룹의 경우 사무직과 생산직을 포함한 약18만 명의 전체종업원 중 보험모집인등 「외야인력」을 제외한 종업원의 이직률이 87년 15%, 1만4천명에 달했으나 지난해에는 10%, 1만1천명으로 뚝 떨어졌으며 올 들어 1·4분기까지 이직률은 이보다 낮은 7%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은 3만8천여 임직원을 대상으로 할 때 지난해 월 평균 0·9%, 연간 총11%선에 달했던 이직률이 금년 들어 월 평균 0·75%선으로 떨어졌다.
럭키금성그룹도 사무직의 경우 87년 9%, 88년 8% 선이던 것이 금년 들어서는 5∼6%선으로 줄어들고 있다고 회사관계자가 밝혔다.
대우그룹산하 대우중공업의 경우 사무직에서 지난해 직장을 떠난 사람은 2백30명으로 전체의 7·7%에 달했으나 올 들어서는 지금까지 75명으로 2·5%에 불과하다.
특히 지난 86년부터 본격적인 활황기에 접어든 증권회사와 사무직에 비해 상대적으로 임금인상률이 높았던 생산직의 경우 이직률 감소는 더욱 두드러지고있다.
동서증권의 경우 86년 종업원 6백명 중 60명이 이직, 10%에 달하던 이직률이 87년 5%, 88년 4%로 떨어졌고 올 들어서는 타 증권사로의 이직 외에 직장을 그만두는 사람이 거의 없는 상태다.
생산직의 경우 기아산업은 87년 전체종업원 6천51명 중 4백55명이 이직, 7·5%의 이직률을 보였으나 지난해엔 7천5백93명 중 3백37명으로 4·4%로 떨어졌고 올 1·4분기까지는 0·9%에 머물고 있다.
신발제조업체인 국제상사는 수출차질 및 생산라인 자동화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4·2%의 이직률이 올 1·4분기 중에는 연율로 3·2%로 낮아졌다.
이처럼 직장을 옮기는 사람이 줄어들자 대부분의 기업들은 과거 이직률을 고려, 실제 필요 인원보다 많이 뽑던 사원채용관행을 고쳐나갈 방침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인들의 이직률이 크게 줄어드는 등 우리사회도 점차 평생직장개념이 정착돼가고 있다. 그러나 이와 함께 신규채용 인원의 고용 감소가 새로운 문제로 제기 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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