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캠코 사장 등 3명 체포

연원영(左).김유성씨

현대차 그룹의 로비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21일 현대차 계열사의 채무 탕감과 관련해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로 연원영(58) 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을 체포했다. 검찰은 김유성(64) 전 대한생명 감사와 이정훈 전 캠코 자산유동화 부장도 같은 혐의로 체포했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세 사람의 집도 압수수색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22일 오후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검찰에 따르면 연 전 사장은 2002년 현대차에게서 채무 탕감 로비를 청탁받은 김동훈(구속기소) 전 안건회계법인 대표 등에게서 수억원을 받은 혐의다. 정부투자기관인 캠코가 현대차 부품 계열사인 위아의 부실채권 1000억원어치를 산업은행에서 인수한 뒤 이를 산업은행에 되파는 과정에 연 전 사장이 개입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위아는 이 채권을 851억원에 매입해 부채 149억원을 덜어내는 효과를 거뒀다.

김 전 감사는 당시 위아의 채권단인 대한생명 고위 임원으로, 이 같은 채무조정에 동의해 주는 조건으로 금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특히 캠코가 상당수 기업의 부실채권을 론스타에 매각해 온 사실에 주목하고 이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있었는지를 추적 중이다.

검찰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 수사와 관련, 감사원으로부터 4000여 쪽에 달하는 조사자료와 재경부 등에서 감사원에 제출한 보고서 10여 상자를 이날 전달받아 분석작업에 들어갔다.

그동안 검찰은 김동훈씨가 산업은행과 캠코 등에 로비를 벌인 단서를 잡고 수사를 벌여왔다. 앞서 김씨는 현대차로부터 위아와 아주금속 등 현대차 부실계열사의 채무 탕감 로비와 함께 41억6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검찰 조사 결과 김씨는 이 중 2억원을 변양호(구속) 전 재경부 금융정책국장에게 전달했고, 16억2000만원을 박상배(구속기소) 전 산업은행 부총재 등 산은 관계자에게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자신의 몫인 6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17억여원은 금융권에 로비용으로 썼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김종문 기자

◆ 연원영(左).김유성씨=연씨는 행정고시(12회)에 합격, 재정경제원 감사관, 대통령비서실 비서관, 금융감독원 감사 등을 거쳐 2002년 1월부터 2004년 12월까지 캠코 사장을 역임했다. 김씨는 재무부 주사로 시작해 재정경제부 국장을 거쳐 99년 11월부터 2002년 12월까지 대한생명 감사를 지냈다. 최근 상호저축은행중앙회장에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