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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축구 경주한수원 전 감독, 성폭력 은폐 의혹

중앙일보

입력

WK리그 경주한수원 전 감독의 성폭력 의혹과 관련해 대한축구협회가 각급여자축구대표팀을 대상으로 성폭력 여부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한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중앙포토]

WK리그 경주한수원 전 감독의 성폭력 의혹과 관련해 대한축구협회가 각급여자축구대표팀을 대상으로 성폭력 여부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한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중앙포토]

여자축구 경주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의 전임 사령탑이 팀 내 성폭력으로 물러났고, 구단이 이를 은폐했다는 의혹에 대해 대한축구협회가 긴급조사팀을 구성해 사실 확인에 나선다.

대한축구협회, 긴급조사팀 구성 #각급 여자 축구팀 전수조사도

대한축구협회는 WK리그 경주한수원의 창단 사령탑 A감독이 구단 직원 B씨에게 지속적으로 성폭력을 저질렀으며, 이 사실이 외부에 드러날 위기에 처하자 갑작스럽게 사퇴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여자축구연맹과 손잡고 진상조사에 나설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지난 2017년 경주한수원이 창단할 당시 사령탑을 역임한 A씨는 지난해 9월 팀이 리그 선두권을 유지하는 등 긍정적인 상황임에도 갑작스럽게 사퇴했다. 이와 관련해 성폭력 문제가 불거져 급히 팀을 떠났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당시 한수원 구단은 “A감독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고만 밝혔는데, 구단이 불미스런 상황을 파악하고도 이를 감추는데만 급급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구단이 피해자를 포함해 선수단 전원에게 ‘외부 발설시 계약 해지’ 등의 불합리한 내용이 담긴 각서를 받은 정황도 포착됐다.

‘각서 의혹’에 대해 한수원측은 “외부기관인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가 피해자와 참고인을 조사할 때 작성한 것으로 안다”면서 “입막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일반적으로 시행하는 조치”라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A감독이 한수원 시절 뿐만 아니라 16세 이하 여자축구대표팀 감독으로 활동하던 시절에도 비슷한 이유로 해고됐다는 주장이 추가로 제기돼 축구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이다.

축구협회는 23일 긴급 공지를 통해 “외부 전문가가 참여한 긴급조사팀을 구성해 경주한수원이 전지훈련 중인 제주도를 방문해 즉각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면서 “그 이전에 동일 인물에 대한 피해사례가 더 있는지에 대해서도 살필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각급 여자축구부에 대해 성폭력 관련 전수조사 ▲축구계 성폭력 신고센터 신설 ▲성평등 소위원회를 설치 및 운영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처벌 강화 및 피해자 보호 등의 관련 대책도 함께 공개했다.

전한진 축구협회 사무총장은 “축구계에서 성범죄가 사라질 수 있도록 철저한 조사와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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