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성장률 6.6%…28년간 최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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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중국 베이징에서 건설 중인 센트럴경제지구. [AP=연합뉴스]

21일 중국 베이징에서 건설 중인 센트럴경제지구. [AP=연합뉴스]

중국의 지난해(2018년) 경제성장률이 6.6%를 기록했다. 28년만(1990년·3.9%)에 최저 수준이다.

21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6.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서 지난해 중국 정부가 제시한 경제성장률 목표(6.5%)를 1%포인트 웃도는 수치다. 하지만 지난 1990년(3.9%) 이래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6.4%를 기록했다. 직전 분기(7~9월·6.5%)에 비해 0.1%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이 역시 글로벌 금융 위기가 터진 2009년 이래 최저치(분기 기준)였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구체적으로 지난해 중국의 산업생산량과 소매판매량은 전년(2017년) 대비 5.7%, 8.7% 증가했다. 기존 전망치(각 5.3%, 8.1%)에 비해 각 0.4%포인트, 0.6%포인트씩 높아진 것이다. 하지만 주택 등 중국의 고정자산투자 증가량은 기존 전망치(6%)에 비해 다소 낮은 5.9%를 기록했다.

중국의 연간 성장률 하향세는 갈수록 뚜렷해진다. 지난 2010년 10.6%로 정점을 찍은 뒤 2017년 6.8%로 낮아진 것이다.

특히 지난해 중국의 성장률 하락은 중국 정부의 부채 축소(디레버리징),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 둔화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퍼시픽투자관리사의 스테판 장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투자를 확대하던 중국의 야성(野性·Animal spirit) 역시 꺾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통신 홈페이지=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통신 홈페이지=연합뉴스]

일각에선 낮아진 중국 성장률이 중국 정부의 신중한 경기 부양 기조에 따른 결과라는 견해도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부채 확대 정책을 시행했다. 하지만 이 정책은 자산 거품을 비롯해 적지 않은 부작용을 낳았다”며 “이 사실을 인지한 중국 정부는 대규모 경기부양책 시행과 관련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더해 미·중 무역 협상 타결이 지연될 경우 올해 중국 성장률은 더욱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왕이밍(王一鳴) 중국 국무원 개발연구센터 부주임은 WSJ에 “만약 미국이 중국에 위협적 수준의 관세를 전부 부과할 경우 올해(2019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최대 1.5%포인트 둔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WSJ 역시 “만약 협상 국면인 미·중 무역협상이 불발될 경우 중국 성장률이 급하강하는 최악의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가 오는 3월 양회(兩會, 전국정치협상회의·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올해 경제 성장 목표치를 지난해에 비해 더 낮은 구간(6~6.5%)으로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세계은행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중국의 성장률을 각 6.2%, 6.3%로 전망했다. UBS 등 일부 투자은행은 ‘미·중 무역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중국 성장률이 5%대로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의 지난해 성장률 발표 소식이 알려진 이날(21일·오후 12시 기준) 아시아 주요 증시는 상승으로 장을 시작했다. 중국상해종합지수와 일본 니케이지수는 전 거래일(18일) 대비 0.45%, 0.64%씩 올랐다. 앞서 중국 정부가 “미·중 간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오는 2024년까지 6년에 걸쳐 총 1조 달러(약 1126 조 원) 이상의 미국산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제안한 것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가 발표한 경제성장률(6.6%)은 앞서 제시한 전망치(6.5%)에 비해 여전히 높다”며 “미국과 무역 갈등을 조기에 끝내려 하는 중국 정부의 의지 역시 시장에 안정감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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