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덩 소리에 사람빠졌다 확신"|최후의 목격자들이 말하는 「5월3일밤 그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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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조선대생 이철규군(24·전자공학3) 은 변사체로 발견되기 1주일전인 3일오후10시20분쯤 사체가 발견된 광주시 청옥동 제4수원지다리부근 삼거리에서 택시를 타고가다 광주북부경찰서 형사기동대 경찰관들의 검문을 받다 차에서 내려 달아난 것이 마지막 행적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택시운전사·검문경찰관·저수지관리인등 「최후의 목격자」들의 진술이일부 엇갈리는데다 검문-도주 이후 상황은 일체 확인되지 않은채 1주일만에 변사체로 발견돼 사인과 사건의 진상은 여전히 수수께끼다.
운명의 5월3일밤 최후의 목격자 진술을 중심으로 이군의 마지막 행척을 추적한다.

<택시탑승>
광주대광교통소속 광주4파4864호 택시운전사 이재민씨(31)는 『3일 오후10시6분쯤 광주시산수동오거리에서 안경을 끼고 점퍼차림을 한 이군으로 보이는 20대청년이 차를 세워 뒷자리에 타고 광주댐으로 가자고해 가던중 오후10시20분쯤 광주북부경찰서 형사기동대가 차를 세워 이군을 불심검문했다』고 말했다.
이군은 이날밤 대학후배박모양 (24) 과 생일파티 약속을 하고 약속장소인 H산장으로 가던 길이었으며 변장을 위해 안경을 쓴것으로 확인됐다.

<검문>
운전사이씨는 『이군이 경찰검문을 받던중 갑자기 반대편쪽 차문을 열고 저수지 뒷산으로 달아났으며 경찰관들이 이군을 뒤쫓다 3∼4분쯤후 2명이 돌아와 「다틀렸다. 그냥 돌아가라」고해 요금 9백원도 받지 못하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당일 검문을 한 박재환순경 (37)등 경찰관 3명은 『차를 세우고 주민증제시를 요구하자 「없다」고 해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묻자 처음 「전남대생 이준규」라고 했다가 곧 이름을 「이명규」라고 고쳤으며 「660506-1661412」라고 번호를 댔다』고 말했다. 사건후 확인결과 「이명규」는 이군 동생 이름이며 자신의 주민등록번호와 생년만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도주>
경찰이 기동대차량에 장치된 무전기로 주민등록번호를 확인하는 순간 이군은 경찰관과 반대편 차뒷문을 열고 달아났다.
검문경찰관 박순경은 『동료 2명과 함께 오후11시부터 1시간동안 이군을 쫓아 산속을 뒤지다 놓쳐 돌아왔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현장을 목격한 수원지경비원2명은 『오후10시25분쯤 검문경찰 3명중 2명은 남아있고 박순경 혼자 이군을 뒤쫓아간후 25분쯤 지나도 소식이 없자 현장에 있던 경찰2명이 핸드마이크로 「박순경 어디있느냐」 「박순경 내려오라」며 두번 외쳤다』고 말했다.
이때 산속에서 박순경이 플래시를 깜박거리며 신호를 한뒤 내려와 오후11시전 봉고차에 있던 김자술경위등과 함께 시내로 내려갔다는 것이다.

<사고순간>
4수원지 경비원 이행민씨(50)와 홍성하씨(31)는 경찰철수후 오후11시쯤 4수원지 상류쪽에서 『풍덩』하는 소리가 나 사고가 난줄 알고 4일0시30분쯤 다리왼쪽 산밑에서 붙이 반짝거려 가보니 낚시꾼2명이 낚시하고 있어 청옥동파출소에 연락, 출동경찰2명이 이들을 데려갔다고 말했다.
홍씨와 이씨는 『풍덩』하는 소리에 사람이 빠져죽었다는 확신을 갖고 밤새 순찰했으나 찾지 못하고 경비원최옥균씨 (52) 에게도 이 사실을 알렸다고 말했다.

<검찰·경찰발표>
택시운전사 이씨와 경비원 이·홍씨의 진술과는 달리 검문경찰관들은 이날 오후 11시에 이군을 검문, 도주한 이군을 1시간동안 추척했으나 놓쳐 자정쯤 철수했다고 밝혔다.
검찰도 11일오후6시 검문경찰 5명 중 3명이 1시간동안 이군을 추적했다고 발표해 목격자들의 진술과 시간·상황등이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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