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8일 정상회담 발표할 듯, "3~4월 베트남 다낭 유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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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6월 1일 백악관을 방문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AP=연합뉴스]

2018년 6월 1일 백악관을 방문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AP=연합뉴스]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이끄는 북한 대표단이 17일 워싱턴을 방문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확답이 담긴 친서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워싱턴포스트는 1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이르면 18일 정상회담을 발표할 것"이라며 "3~4월 베트남 다낭에서 개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 친서 내용 밝은 소식통들 인용 #하원 외교위 공화 간사 "하노이 가능성 크다" #김영철 19일 출국 변경, 2박 3일로 체류 연장 #트럼프 대통령 면담 일정에 맞춰 기간 늘려 #뉴욕 北 유엔대표부 안 들르고 귀국할 듯

워싱턴포스트는 미국과 아시아 외교관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르면 18일 김 부위원장 등 북한 특사단과 면담을 한 뒤 2차 북·미 정상회담 일정을 공식 발표할 수 있다" 전했다. 신문은 특히 트럼프-김정은 위원장과 최근 친서 외교 내용을 알고 있는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발표를 한다면 정상회담은 3월 또는 4월 베트남 다낭에서 열릴 가능성이 크다"며 "다낭이 가장 유력한 개최 장소"라고 보도했다. 다낭은 베트남 중부 경제도시이자 항구도시로 현지 정부 관계자들은 경호·보안 등을 이유로 수도 하노이보다 더 유력한 후보지로 꼽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1차 정상회담 장소였던 싱가포르와 비슷하다. 다낭은 2017년 11월 트럼프 대통령도 참석한 2017년 11월 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개최하기도 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하지만 마이클 맥카울 하원 외교위 공화당 간사는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15일 국무부에서 동아태지역 대사들을 만났더니 하노이에서 열릴 가능성이 크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앞서 CNN방송은 태국 방콕 베트남 수도 하노이를 유력한 후보지로 꼽았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2월 중순 베트남에서 정상회담을 열자고 제안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노이는 북한 대사관이 있어 평양과 실시간 보안통신이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017년 11월 11일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017년 11월 11일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AP=연합뉴스]

북·미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은 "김 부위원장은 18일께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회담 일시·장소를 포함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 부위원장이 이번에는 평양과 통신시설이 갖춰진 뉴욕 유엔대표부를 들리지 않고 워싱턴으로 직행하는 건 2차 정상회담 일정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확실한 결심을 받아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백악관 대변인은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과 2차 정상회담을 고대하고 있지만 장소와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워싱턴 방문 일정을 19일까지 2박 3일로 연장했다. 당초 18일 오후 12시 45분 워싱턴→베이징으로 돌아가는 항공편을 예약했다가 19일 3시 35분 출발하는 에어 차이나로 바꿨다. 국무부는 김 부위원장의 방미 일정을 입국 당일 발표할 예정이다. 김 부위원장의 체류 일정이 연장됨에 따라 18일 오전 마이크 국무장관과 고위급 회담을 한 뒤 이날 오후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미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이 크다. 워싱턴포스트는 통일전선부장을 겸직하고 있는 김 부위원장이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과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통일전선부와 CIA는 지난해 초 공식 협상 이전부터 양국의 물밑 접촉 창구 역할을 해왔다. 다만 이번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 일정 확정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세부 의제 및 합의문 조율은 스티브 비건 대북특별대표와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스웨덴 실무협상으로 넘길 공산이 커졌다.

북한 대표단엔 김 부위원장의 측근인 김성혜 통일전선부 실장과 최강일 외무성 북미국장 대행을 포함됐다. 두 사람 모두 지난해 5월 31일 뉴욕 회담 때 김 부위원장을 수행했던 인사다. 최선희 부상은 17일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 초청으로 국제회의 참석차 스웨덴으로 떠났다. 다만 김 부위원장의 워싱턴 일정이 길어져 비건 특별대표와 실무협상은 20일부터 시작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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