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정치참여 "성차별"이 걸림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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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여성의 정치참여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전통적·가치관에 따른 사회의 성차별이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평등주의에 입각한 가정·학교교육과 함께 매스미디어·여성단체를 통한「여성의 재사회화」가 활발하게 이뤄져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는 숙명여대 아세아여성문제연구소가 10일 오전10시 숙대 강당에서 개최하는「민주사회발전과 여성의 정치사회화」학술심포지엄에서 발표될 내용들.
전 분야에 걸쳐 비교적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는 여성의 사회참여 가운데 유독 크게 뒤처지고 있는 정치참여에 대한 원인분석 및 대안모색을 위해 마련되는 이 학술 심포지엄은 지방자치시대 개막을 앞두고 여성들의 정계진출을 확산코자 하는 여성계의 전략과 궤를 함께 하고 있어 주목을 모은다.
심영희교수(한양대·사회학)는 「가정에서의 여성과 정치사회화」란 주제발표를 통해 『노조운동·학생운동·여성운동 등 비 제도권 민초 수준에서의 여성들의 정치참여는 크게 활발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제도권 엘리트 수준에서의 여성의 정치참여는 여전히 저조하다』고 지적한다.
그는 특히 남성과 달리 여성은 결혼 후 가정에서의 아내·주부·어머니 역할 때문에 정치에서는 멀어진다고 지적하고 시간과 기회가 모자라는 것만이 그 원인이 아니고 여성 스스로 공적인 것·정치적인 것은 남성의 영역으로, 사적인 것은 여성의 영역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한 원인이라고 분석. 즉「공공·사사분리의 이데올로기」를 내면화해 정치참여를 자제하고 있는데, 이 같은 사사화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여성단체·매스컴을 통한 여성의 재교육이 필요하다는 것.
한명희교수(동국대·교육학)는 「교육에서의 여성과 정치사회화」란 주제발표를 통해 『여성이 삶의 주체가 되며 자율성을 갖고 지배를 방지 않는 능동적 사회화 대신 의존적·복종적이며 지배받는 것을 당연시하는 여성문화 속에서 여성에 대한 잘못된 요구를 비판하고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자각·쟁취하는 사회화교육이 남성보다 훨씬 부족돼온게 지금까지의 현실』이라고 비판한다. 그는 여성의 정치사회화 첫 단계는 일단 가부장적 체제에 대한 정치의식적 비판에서 출발돼야 한다고 말하고 여학생의 전통적 교육이념인「현모양처 이데올로기」의 탈피를 주장한다.
최선열교수(이화여대·신문방송학)는 「매스미디어에서의 여성과 정치사회화」란 주제발표를 통해 『남성들은 직장·단체활동 등을 통해 정책결정 과정을 잘 이해하게 될뿐 아니라 기본적인 정치적 자질을 배우게 되는데 비해 여성들은 거의 그런 기회를 갗지 못한다』고 지적.
그는 이 같은 장애를 해결하는데 매스미디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하고『여성들에게 정 보추구의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도록 미디어를 적극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힌다.
주준희교수(아세아 연합신학대·신문방송학)는 「단체 활동 속에서의 여성과 정치사회화」란 주제발표를 통해 『여성단체는 여성의 이익을 정책 결정에 반영하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압력단체로서 여성의 정치사회화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나 지금까지의 여성단체는 대부분 프로그램 미비, 지도자 빈곤, 재정난 등으로 이같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또 명실공히 여성들의 정치참여를 위한 재사회화의 장이 되기 위해선 「여성단체내의 민주화」가 시급하다는 견해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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