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원대 샤오미폰 확실히 꺾어라…‘신종 병기’ 갤럭시S10 게임 체인저 될까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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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8호 12면

세계 최대의 가전 전시회인 ‘CES 2019’가 1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내렸다. 인공지능(AI)·자율주행차·사물인터넷(IoT) 등이 새로운 흐름으로 떠올랐다. 이제 관심은 차세대 스마트폰 경쟁으로 옮겨갔다. 다음달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19를 앞두고 관련 업체들의 물밑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CES로 본 세계 첨단기술 대전 #내달 MWC 전후 본격 스마트폰 경쟁 #삼성, 내달 20일 미국서 신제품 공개 #화웨이·샤오미 등 가성비로 약진 #LG·소니·HTC 등 5G로 반등 모색

‘CES 2019’ 마지막 날인 11일 삼성전자는 글로벌 파트너사와 미디어 3000곳에 초청장을 보냈다. 다음달 2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갤럭시S10 시리즈를 공개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는 갤럭시 10주년을 맞는 기념비적인 해”라며 “주요 기술 발전의 허브이자 중요한 파트너들이 위치한 샌프란시스코가 신제품을 선보이기에 최적의 장소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대체로 2월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개막 전날 갤럭시S 시리즈를 공개해왔다. 런던과 뉴욕에서 언팩 행사를 한 적은 있지만, 애플의 안방인 샌프란시스코에서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은 CES에서 주요 파트너에게만 공개한 폴더블폰을 MWC에서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포기할 수 없다=이번 CES에서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율주행차와 로봇 등이 관심을 끌었다. 상대적으로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은 적었다. 삼성은 노트9, 화웨이는 메이트20 등 지난해 출시한 주력 제품을 전시했을 뿐이다. 지난달 화웨이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 부회장이 캐나다에서 체포되는 등 미중 분쟁의 여파로 보인다. 중국 스타트업 로욜이 세계 최초로 선보인 폴더블폰 ‘플렉스파이’ 정도가 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제품 두께나 운영 소프트웨어의 안정성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상용화는 국내업체가 먼저 진행할 전망이다.

스마트폰은 주요 전자업체들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분야다. 자율주행차는 물론 인공지능을 탑재한 가전·로봇 등은 모두 무선통신을 기반으로 한다. 스마트폰 분야를 포기하면 통합 플랫폼 구축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실적 부진 논란에도 스마트폰 사업을 접는 일은 없다고 강조한 이유다. 조 부회장은 지난 9일 “우리는 자동차·가전과 같이 스마트폰과 관련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 가져가고 있으므로 빠져나가는 건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5세대(5G) 이동통신이 일반화되면 LG도 클라우드 기반의 가전제품을 생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9.5% 줄어든 753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모바일 부문이 꼽힌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사업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0% 줄어든 1조7000억원, 적자폭은 3000억원 이상으로 추정한다. 15분기 연속 적자다. 2008년 8.7%던 세계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에는 2.8%까지 떨어졌다.

◆죽느냐 사느냐=이동통신 기술의 세대가 바뀔때마다 시장은 요동을 쳤다. 20년 전 나란히 3강을 형성했던 노키아(핀란드)·모토로라(미국)·에릭슨(스웨덴)은 3G와 4G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차례로 사업을 접었다. LG전자 역시 2G, 3G 때 피처폰 시장을 이끌며 선전했지만, 4G 시절 스마트폰 사업에 뒤늦게 뛰어들어 존재감이 낮아졌다.현재 3강은 삼성전자(한국)·애플(미국)·화웨이(중국)가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직애널리틱스(SA)는 지난해 말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새로 열리는 5G 시장에서 현재 3강의 점유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다크호스로 샤오미를 꼽았다.

실제로 애플과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애플은 15년만에 처음으로 지난해 4분기 매출 전망치를 900억 달러 안팎에서 840억 달러로 낮췄다. 이때문에 지난 2일 주가가 10%정도 떨어지기도 했다. 삼성전자도 지난 8일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10%, 영업이익은 28% 감소한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메모리 수요 둔화가 가장 큰 원인이지만, 스마트폰 사업 정체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시장조사업체 IDC 등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 매출은 1~3% 감소했고, 올해 전망도 불투명하다.

이런 와중에 중국 샤오미는 10일 스냅드래곤 660 프로세서에 6인치 화면과 4800만화소 카메라를 갖춘 중급기 ‘레드미 노트7’을 발표했다. 가격은 램과 저장 용량에 따라 16만~23만원이다. 가격대 성능비로는 삼성이나 애플조차 당할 수가 없다. 시장조사업체 IDC의 애널리스트인 키라니엣 카우르는 “혁신을 통한 새로운 도약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5G 시대에도 화웨이·샤오미·오포·비보 등 중국 업체들의 성장은 이어질 것”이라며 “LG·소니·HTC 등은 앞으로 몇년간 흑자전환이나 매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초기 5G 시장에 대응 가능한 제조사는 삼성과 LG뿐이지만, 본격인 보급은 2020년 이후로 예상돼 올해는 손익을 개선시킬 동력이 부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우 기자 changwoo.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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