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의 굴욕 … 메이저 첫 탈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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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잡이 필 미켈슨(미국)은 제106회 US오픈 골프대회를 앞두고 많은 준비를 했다. 대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주 매머로넥의 윙드풋 골프장을 일찌감치 찾아가 10차례 이상 연습 라운드를 했다. 까다로운 코스와 대적하기 위해 꼼꼼히 메모를 하는 한편 이 코스의 설계자까지 직접 만났다. 목표는 오직 하나. 메이저 대회 3연승을 노린 포석이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미켈슨은 18일(한국시간) 윙드풋 골프장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데일리베스트인 1언더파(버디 4, 보기 3개)를 쳐 케니스 페리(잉글랜드)와 함께 공동선두(합계 2오버파)에 나섰다. 지난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PGA챔피언십에 이어 올해 마스터스에서 잇따라 우승한 그가 US오픈까지 우승하면 메이저 대회 3연승을 거두게 된다. 메이저 3연승은 최근 50년 동안 타이거 우즈(미국) 외에는 아무도 해내지 못한 기록.

미켈슨은 "이렇게 까다로운 코스는 처음 봤다. 그렇지만 나는 가야 할 곳과 가지 말아야 할 곳을 잘 알고 있다. 그게 바로 내가 이제까지 살아남은 비결"이라며 "끝까지 조심해서 꼭 우승하고 싶다"고 했다.

조프 오길비(호주)가 합계 3오버파로 단독 3위에 올랐고, 비제이 싱(피지), 이언 폴터(잉글랜드),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 스티브 스트리커(미국) 등이 합계 5오버파로 공동 4위 그룹을 형성했다.

올해 US오픈에선 선수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코스가 긴 데다(7264야드) 러프가 무성하고, 그린마저 까다로워 '윙드풋의 대학살'이란 말까지 나온다. 3라운드 공동선두에 나선 미켈슨과 페리의 54홀 성적(합계 2오버파)은 1974년 대회 이후 두 번째로 많은 타수다. 74년 대회 때는 톰 웟슨(미국)이 3라운드 합계 3오버파로 선두에 나선 적이 있었다.

9주 만에 필드에 돌아온 '골프 황제' 우즈(사진)도 윙드풋의 희생양이 됐다. 2라운드 합계 12오버파로 공동 84위에 그쳐 96년 프로 데뷔 이후 메이저 대회에서 처음 컷을 통과하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지난해 챔피언 마이클 캠벨(뉴질랜드)과 한국의 최경주(나이키골프)도 합계 11오버파로 탈락했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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