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출소 화염병」에 공포 24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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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과격시위대의 파출소 습격으로 30일 성남에서 공포발사 심야공방전이 벌어진데 이어 1일 부산에서 경찰관이 24발이나 공포를 쏘아 시위대를 해산시켰고 성남에선 다시 파출소장이 시위대에 뭇매를 맞고 실신, 실탄이 든 권총1자루를 빼앗기는 등 경찰공권력이 위기를 맞고있다.
【부산=조광희 기자】1일 오후 4시 20분쯤 부산시 가야3동 부산진경찰서 가야3파출소에 동의대생 1백여명이 몰려가 돌·화염병을 던지며 4차례나 점거를 시도, 경찰과 30분간 공방끝에 파출소장 김장호 경위(50)가 공포24발을 쏴 강제 해산시켰다.
공방과정에서 김경위 등 경찰관 3명과 방범대원 1명 등 4명이 돌에 맞아 다치고 파출소 유리창 20여장이 깨졌으며 정문이 불탔다.
이날 동의대생 1천여명은 부산대에서 열린 「노동절 1백주년기념대회」에 참석하려다 경찰의 원천 봉쇄로 대회가 무산돼 학교로 되돌아가던 중 1백여명이 돌과 화염병 20여개를 던지며 파출소를 기습했다.
놀란 김 소장 등 직원 11명은 사과탄 40여발을 던지며 파출소 앞에서 학생들과 맞서다 정성원군(23·경영과3)을 연행하자 학생들이 이번엔 정군을 구출하려고 또다시 화염병 13개를 던지며 파출소를 공격했다. 이때 김 소장이 무기고에 있던 카빈 1정을 꺼내 정문 앞으로 나가 공포1발을 쏘고 도망치는 학생들을 뒤쫓아가 4발을 더 쏘았다.
잠시 쫓긴 학생들은 10분 후 다시 파출소로 몰려가 돌을 던지는 등 30분 동안 4차례 공격을 가해 김 소장은 처음 12발이 장전된 실탄이 떨어지자 12발이 든 탄창을 갈아 끼워 위협 발사했다.
【성남=김영석기자】1일 오후 11시 30분쯤 경기도 성남시 성남동 성호파출소를 성남지역 근로자·학생 등 50여명이 기습, 파출소장 김연수 경위(45)와 유효남씨(29) 등 방범대원 5명을 집단폭행하고 김 경위가 가지고있던 38구경권총(총번 D14284) 1자루와 실탄6발을 빼앗아 달아났다.
시위대는 이날 오후6시 성남시 상대원동 동양정밀운동장에서 2천3백여명이 모여 「성남노조총연합결성 및 노동절 1백주년 기념식」을 가진 뒤 시내 곳곳에서 벌어진 산발시위도중 성호시장 앞에서 외대용인캠퍼스 이영록군(21·아프리카어과3)등 대학생3명이 방범대원들에게 연행된 데 항의, 파출소에 몰려가 김 경위 등을 때려 실신시킨 뒤 권총을 빼앗았다.
시위대는 방범대원 유씨를 성호파출소에서 2.5㎞떨어진 상대원동 상대원버스종점까지 끌고 가 폭행한 후 풀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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