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계 성폭력 가해자, 국내외 체육 단체 종사 금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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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빙상 조재범 전 코치 심석희 성폭행 파문 관련 브리핑을 갖고 체육계 성폭력 비위 근절을 위한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빙상 조재범 전 코치 심석희 성폭행 파문 관련 브리핑을 갖고 체육계 성폭력 비위 근절을 위한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2)가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의 성폭행을 추가 고소한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가 강도높은 대책을 내놓았다.

문체부, 체육계 성폭력 가해자 징계 확대 #노태강 2차관 "심석희 사안, 선수 제대로 보호 못 해 사과"

문화체육관광부는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체육계 성폭력 비위 근절을 위한 대책을 발표했다. 앞서서 심석희를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세종은 8일 "심석희가 조재범 코치에게 상습적 폭행과 상해 뿐 아니라 성폭행을 당했던 사실을 털어놓았다"라며 "고심 끝에 조재범 코치를 추가 고소했다"고 밝혔다. 심석희는 만 17세인 2014년부터 지속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노태강 문체부 제2차관은 "조재범 코치의 상습 성폭력 보도를 접하면서 이같은 사건을 예방하지 못하고 선수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 정책 담당자로서 피해 당사자와 가족,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정부와 체육계가 해왔던 대책이 아무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금까지의 대책을 전면 재검토할 생각"이라면서 관련 대책을 내놓았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가 지난달 1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의 항소심 2차 공판에 출석해 폭행 피해 사실 진술을 마치고 법원을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조 전 코치는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을 상습 폭행한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연합뉴스]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가 지난달 1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의 항소심 2차 공판에 출석해 폭행 피해 사실 진술을 마치고 법원을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조 전 코치는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을 상습 폭행한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연합뉴스]

문체부는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처벌 규정을 한층 더 강화하기로 했다. 성폭력 가해자가 국내외 체육관련 단체엔 종사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가올림픽위원회(NOCs), 국제경기연맹(IFs) 등과 협조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 대한체육회와 대한장애인체육회 규정에 따라 강간, 유사 강간 및 이에 준하는 성폭력의 경우 영구제명을 하도록 하고 있지만, 앞으론 중대한 성추행의 경우까지도 포함시켜 영구제명 조치 대상이 되는 성폭력의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또 인권 전문가, 체육단체가 참여하는 체육분야 규정 개선 TF를 구성해 체육단체 규정 정비를 추진하기로 했다. 문체부, 체육계 중심의 대처 구조를 탈피해 외부참여형 위원회를 구성해 회원종목단체 대상으로 전수 조사도 3월까지 진행하기로 했다. 그밖에 체육단체 성폭력 전담팀 구성과 피해자보호 강화, 선수촌 합숙훈련 개선 등 안정훈련 여건과 예방책도 마련하기로 했다. 노 차관은 "스포츠 선수들이 야만적인 상황에 노출되지 않도록 정부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 그러나 국민들의 적극적인 도움도 호소한다. 이런 상황에서 선수들의 용기있는 참여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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