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장 "군침" 미 영화사가 몰려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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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미국 영화사들이 잇달아 국내에 몰려들고 있다.
지난해 UIP가 국내에 상륙, 영화계의 거센 반발 속에 직접 흥행을 강행한데 이어 올 들어 20세기폭스·워너브러더스·컬럼비아 등 미국의 대표적 영화사들이 국내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그동안 UIP의 국내진출 과정을 관망해오던 이들은 UIP의 한국 상륙이 「일단 성공했다」고 판단, 너도나도 상륙 채비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8월 국내지사를 설립한 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던 20세기폭스사는 최근 국내배급 대행회사인 노마인터내셔녈을 설립하고 곧 직접 흥행에 나설 예정이다.
20세기폭스사는 일부 작품은 한국지사를 통해 국내영화사에 팔고, 일부는 노마인터내셔널을 통해 국내 각 극장에 직접 배급하는 흥행방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20세기폭스사는 이미 자신의 이름으로 지난 1월 공륜에 영화 『빅』의 수입심의를 끝내고 상영할 극장을 물색종이다.
워너브러더스사도 최근 재무부의 국내투자인가를 받고 국내지사 설립준비를 서두르고 있어 올해 안에 직접 흥행에 나설 전망이다,.
또 컬럼비아·오라이언·트라이 스타 등도 그 동안 관계자들이 여러 차례 내한, 시장조사를 펴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가운데 컬럼비아는 지사 설립절차를 밟고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상륙해 영화 『위험한 정사』와 『007 리빙 데이라이트』를 상영했던 UIP는 오는 5월5일부터 올 아카데미작품상 수상작 『레인 맨』을 서울의 동아·코리아·신영극장을 비롯한 전국 10여개 극장에서 일제히 상영할 예정이다.
UIP의 첫 작품 『위험한 정사』는 국내 영화인들의 잇단 시위 등에 밀려 흥행에 실패했으나 『007 리빙 데이라이트』는 서울서만 13만명의 관객을 모으는 등 흥행에 비교적 성공, 점차 국내진출에 자신을 갖기 시작했다.
UIP측은 특히 이번에 세 번째로 내거는 『레인맨』이 그들의 진출에 안정기반을 갖출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있다.
이 영화가 올 아카데미영화제에서 작품상등 4개 부문을 수상하고 베를린영화제에서도 작품상을 수상한 올해 최고의 화제작이기 때문에 흥행에 크게 성공할 것은 물론 국내영화인들의 상영반대도 명분이 크게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국내영화계는 현재까지 미국영화 직배저지에 별다른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주춤한 상태여서 미국 영화사들은 지난해 보다 훨씬 가벼운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흥행을 펼쳐 나갈 것으로 보인다.<이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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