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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3억 오르는 공시가…강북도 '보유세 쇼크' 덮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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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열람한 표준 단독주택과 표준지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급등하면서 올해 아파트 공시가격도 뛸 것으로 에상된다. 올해 종합부동산세도 강화돼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친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말 열람한 표준 단독주택과 표준지 공시가격이 지난해보다 급등하면서 올해 아파트 공시가격도 뛸 것으로 에상된다. 올해 종합부동산세도 강화돼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친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2017년 말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를 19억원에 매입한 박모(53)씨. 현재 시세가 26억원 정도로 한해 7억원이나 뛰었다. 집값이 많이 오른 기쁨도 잠시 요즘은 지난해 말 표준 단독주택 예정 공시가격 상승을 보면서 올해 세금이 이만저만 아니다.

기해년 집값 태풍 ① 보유세 #2006년 이후 아파트값 최고 상승 #공시가격 시세 반영률 높이기로 #종부세 세율·상한 기준 등도 올라 #마포 보유세 100만→147만원 #"6월 전에 세금 회피 매물 늘 듯"

세무사와 상담해보니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를 합친 보유세가 지난해 350만원에서 올해는 집값 상승률을 그대로 적용하면 530만원으로 5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원래는 두 배가 넘는 750여만원인데 보유세부담 상한(150%)에 걸려 그나마 줄어들었다.

박씨는 “다소 무리를 해서 매수한 데다 금리도 올라 이자를 감당하기 빠듯한데 세금까지 많이 늘면 집을 유지할 부담이 만만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세금 대신 아파트 베어가라’. 12년 전 같은 돼지해인 2007년 3월 15일 자 본지 기사 제목이다. 전날 그해 공동주택 예정 공시가격 공개로 많이 늘어날 세금에 대한 반응이다. 세금이 배 이상 늘어나는 단지가 속출하며 말 그대로 ‘폭탄’인 셈이었다.

올해 주택 보유세가 2007년 이후 가장 많을 전망이다. 세금 산정 기준 금액이 급등하는 데다 세율과 한도가 높아져서다.

보유세를 계산하는 기준 가격인 공시가격이 서울을 중심으로 대폭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이 지난해 평균 8.03% 오르며 2006년(23.46%) 이후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은 평균보다 높은 8.44~10.4% 올랐다. 집값 상승률은 공시가격 산정에 반영된다.

여기다 정부가 시세보다 턱없이 낮은 공시가격을 현실화해 시세 반영률을 높이기로 했다. 그동안 집값 급등 지역, 고가 주택 등의 시세 반영률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의지는 지난해 말 예정가격 열람에 들어간 표준 단독주택과 표준지 공시가격 급상승에 드러나 있다.

업계는 3월 예정 공시가격 열람을 하고 4월 말 확정하는 아파트 공시가격도 뛸 것으로 본다.

여기다 재산세는 변동 없지만 올해 종부세가 강화된다. 공시가격 중 세금 계산 반영 기준인 공정시장가액 비율이 80%에서 85%로 올라간다. 보유 주택 수에 따라 최대 1.2%포인트 상승하고 전년 대비 보유세 상한이 기존 150%에서 2주택자 200%, 3주택 이상 300%로 높아진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김종필 세무사가 지난해 해당 주택형 가격 상승률을 반영해 아파트 예상 보유세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세 부담 상한까지 늘어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5억400만원인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의 올해 공시가격이 지난해 집값 상승률을 적용하면 20억1800만원으로 예상된다. 보유세는 424만원에서 922만원으로 1.2배 늘어난다. 이중 종부세는 126만원에서 500만원으로 3배나 급증한다. 하지만 세 부담상한으로 실제 납부할 종부세가 248만원으로 줄며 보유세는 1.5배인 635만원이다.

이 아파트와 강남구 대치동 은마 전용 76㎡ 두 채를 가진 경우 총 공시가격이 지난해 24억원에서 올해 30억원으로 늘어난다. 보유세는 지난해 1150만원에서 올해 3000만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나는데 마찬가지로 상한 적용으로 실제 세금은 두 배인 2300만원이다.

지난해 집값이 많이 오른 마포 등 강북지역도 보유세가 확 늘어난다. 마포·용산 등의 아파트값이 10% 넘게 상승했다.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가 지난해 40% 올라 공시가격을 6억8800만원에서 올해 9억6100만원으로 예상할 수 있다. 지난해까지 공시가격이 9억원 이하여서 종부세가 없다가 올해부터 대상이 된다.

재산세가 100만원에서 170만원으로 오르지만 재산세 상한(130%) 적용으로 실제로는 130만원이다. 올해 종부세는 17만원 정도다. 보유세가 100만원에서 147만원으로 50% 가까이 많아진다.

김종필 세무사는 “보유세 액수는 집값 상승 금액이 많은 강남권이 훨씬 많지만 세금 증가 비율로 보면 강북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새해 서울 집값 전망이 불확실한 가운데 보유세가 급증하면 충격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보유세 부담이 확 늘어나는 다주택자들 가운데 세금을 줄이기 위해 임대주택으로 등록하거나 집을 처분하는 사람이 늘 것”이라고 말했다.

2007년에도 공시가격안 열람 이후 보유세 과세 기준일인 6월 1일 이전에 팔려는 급매물이 늘며 강남권 아파트값이 많이 내렸다. 안장원 기자 ahnj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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