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원자력의 평화이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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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원자로의 이용>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분야는 다양하나 크게 원자로의 이용과 방사성동위원소의 이용으로 나눌 수 있다.
원자로의 이용은 핵분열반응이 일어날 때 생기는 막대한 에너지로 증기를 만들 때 그 힘으로 전기를 일으키는 원자력발전과, 핵에너지를 선박이나 잠수함의 추진력으로 이용하는 방법이 있고 열원으로 사용하여 지역난방을 하거나 고온의 가스나 증기를 발생시켜 제철소와 같은 산업시설의 열원이 되기도 한다.
원자력발전은 1951년 미국에서 최초로 가동에 성공한 이래 급속한 성장을 거듭하여 1988년말 현재 세계 26개국에서 4백20기의 원자력발전소가 가동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8기의 원전이 가동되고 있으며 전체 전력소비의 약5O%가 이 원자력발전으로 충당되고 있다.

<◇방사성동위원소의 이용>
원자로가 개발되어 인공으로 방사성물질이 대량으로 값싸게 생산되고 또 강력한 입자가속기의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방사선 및 방사성동위원소의 이용은 질병의 진단과 치료, 농작물의 품종개량, 멸균소독, 식품보존, 공업제품의 비파괴검사, 미술품감정 RI전지 등 의학과 농수산업 및 공업과 고고학분야는 물론이며 기상관측과 인공위성에 이르기까지 그 이용분야는 매우 다양하다.
그 중 공업분야에 널리 이용되고 있는 비파괴검사는 물체를 다치지 않고 그 내부상태를 감지하는 것으로서 X선사진으로 뼈의 이상이나 질병의 유무를 알아내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즉 방사선을 투과시켜 검사하는 방법으로서 반도체, 자동차 타이어 등 각종 제품의 품질검사나 용접부위의 결함확인 등에 이용되고 있으며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부품검사에도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RI전지는 일명 원자력전지로도 불리고 있는데 방사성동위원소가 방사선을 방출할 때 나오는 열을 이용하여 전지를 만든 것이다. 이 RI전지는 그 수명이 50년이상 100년이 되기 때문에 갈아끼거나 밧데리액을 보충할 필요가 없어 통신위성이나 기상위성, 칩보위성 등 인공위성과 우주탐사에 폭넓게 이용되고 있다.,

<◇생활과 방사선>
이처럼 원자력은 우리 생활에 유용하게 이용되고 있으나 한편에서는 원자력을 위협시하는경향이 적지 않다.
우리가 문명의 이기를 이용함에 있어서 조그만 위험부담도 없이 그 이익만을 취한다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다. 비록 신체에 영향을 주는 방사선이라 할 지라도 어느 정도는 몸에 쬐일 각오가 되어 있지 않으면 정상적인 문화생활을 영위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방사선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우주에서도 방사선이 내려오고 땅에서도 방사선이 나온다. 건물의 대리석에서도 나오며 석탄과 같은 땔감에서도 나온다. 매일 보는 TV에서도 방사선이 나오는데 그렇다고 그 시청을 거부할 수 있겠는가. 그것은 마치 자동차의 편리함을 누리고자 한다면 크고 작은 사고나 배기가스의 해독 쯤은 각오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과 비슷한 이치이다.
우리가 원자력발전이나 방사선을 이용함에 있어서 그 이익이 엄청나게 큰 반면 경미한 위험이 따른다면 그를 채용하는데 주저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그 위험성과 직접 관계되는 방사선을 어떻게 방어하고 규제하여 안전성을 확보하느냐는 것이다.

<◇안전확보>
방사선에는 알파선, 베타선, 감마선, X선, 중성자선 등이 있으며 이것들은 각각 성질이 다르고 물질을 뚫고 나가는 힘도 다르다.
알파선은 종이 한 장으로도 투과력을 막을 수 있으나 감마선이나 중성자선 같은 것은 두꺼운 철판이나 콘크리트가 아니면 그 투과력을 막을 수 없다.
원자력 발전소는 이러한 방사선이 외부로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하여 여러 겹의 방어벽을 만들고 있으며 조금만 이상이 있어도 원자로의 운전이 정지되도록 설계되 있어 안전성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소련 체르노빌의 원전사고 이후 원전의 안전성에 대하여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나 이것은 구조나 운영관리가 서방 세계의 원전과는 전혀 다르므로 모든 원자력발전소를 이와 동일시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 예로 미국의 TMI발전소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으나 이 곳에서는 한사람도 다친사람이 없었고 주변환경에도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이것은 바로 서방세계의 원전이 소련것과는 달리 비교적 안전하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오늘 원자력발전소 주변에는 예전과 같은 주민생활이 이어지고 있으며 발전소 근무자와 그 가족들도 발전소 안팎에서 건강한 생활을 꾸리고 있다. 원자력 발전소가 위험하다면 고등교육을 받은 고급기술자들이 어떻케 여기서 안심하고 일하겠는가 그것은 바로 원전이 걱정없다는 것을 몸으로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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