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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신년사 녹화 증거 영상…안경이 돌았다

중앙일보

입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일 양복을 입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 집무실에서 신년사를 발표했다. 총 연설 시간은 30분 26초. 발언 시작 시간은 김 위원장 뒤편 책상에 놓인 시계를 통해 확인됐다. 시간은 0시 3분. 김 위원장이 1만 3000여자의 신년사를 마쳤을 때 김 위원장 뒤편의 시계는 0시 53분이었다. 방송된 영상 시간과 실제 녹화시간 차이는 19분 26초다. 이 차이는 무엇 때문일까?

이는 영상 시작 18분 55초와 20분 16초 사이 김 위원장 발언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아래 영상 클릭).

영상 시작 18분 55초에 김 위원장은 집무실 탁상시계 앞에서 “일꾼들은 어려운 일에 한 몸을 내던지고 조국과 인민을 위해 밤잠을 잊고 피타게 사색하여야 하며 인민이 높아가는 웃음소리에서 투쟁의 보람을 찾아야 됩니다”라며 청년들과 당 조직원들에게 사회주의 건설에 필요한 역할을 주문하기 시작한다. 이어 화면은 자료사진으로 바뀌며 김 위원장은 국내 발언을 마무리한다. 이 발언이 끝나는 영상 시간은 20분 15초다. 이때 김 위원장 탁상시계 시간은 0시 31분쯤이다.

이어 바로 김 위원장은 영상시간 20분 16초에  “동지들”이라고 부르면서 “지난해에는 70여년의 민족분열 사상 일찍이 있어 본 적이 없는 극적인 변화가 일어난 격동적인 해였습니다”라며 남북ㆍ북미 정상회담 관련 대외문제에 대해 말하기 시작한다.

“동지들”이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김 위원장 뒤편의 시계는 모자이크되어있었다. 중앙일보 비디오 팀이 모자이크를 확대해본 결과 시계바늘은 0시 36분쯤을 가리키고 있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바로 이어졌지만 실제 시간은 5분여가 지났다는 것이 확인됐다.

편집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또다른 장면은 김 위원장 옆 안경이다. 자료화면이 나오는 50초 남짓 사이 이 안경의 위치가 달라져있었다. 김 위원장이 자료화면이 나오는 동안 연설문을 읽으면서 안경을 꼈다가 다시 벗어놓지 않은 이상 안경의 위치는 바뀌었을 리 없다.

결국 이 5분 동안 김 위원장은 쉬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녹화된 증거이기도 하다. 국외문제를 언급하기에 앞서 휴식을 취한 이유는 영상을 통해서는 확인할 수 없었다. 이 5분을 빼면 방송시간과 실제 녹화시간의 격차는 14분 정도다. 이 14분도 영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조문규ㆍ이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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