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격시위…과잉진압 악순환|곳곳서 부상자 속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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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과격시위와 과잉진압이 맞물려 시위현장 곳곳에서 부상자가 속출하고 과잉진압이 이를 규탄하는 시위를 부르는 등 악순환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경찰의 과잉진압은 87년6월 연대생 이한열군 사망으로 문제가 된 최루탄 직격발사 외에도 시위대에 투석, 진압방패·쇠파이프 무차별 사용, 연행자 집단구타 등 다양한 형태며 이로 인해 피해자들이 식물인간상태로 되거나 실명위기에 빠지는 경우까지 있다.
학생·근로자들의 시위도 점차 과격해 져 화염병·돌 등을 마구 던지는 바람에 지난 18일 부산시 부산교대앞에서는 시위를 구경하던 국교1년생이 학생들이 던진 돌에 앞머리를 맞아 중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하는 사례까지 빚어졌다.
경찰의 과잉진압은 시위를 더욱 자극, 지난 15일에는 부천지역 4O개 노조가 동맹파업을 벌이는 계기가 됐으며 21일 이대에선 서울지역 여학생대표자협의회주최 「부산교대 이경현양 부상 규탄대회」, 외대에선「4·19 부상학생 및 폭력경찰 규탄대회」가 열려 시위 악순환 현상을 초래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19일 오후2시30분쯤 한국외국어대 교문앞에서 4·19 기념집회 후 시위를 벌이던 조기연군 (20·영어2)이 진압경찰이 던진 돌에 안경을 맞아 유리파편이 눈에 박히는 바람에 실명위기에 빠졌다.
또 이날 오후7시쯤 서울화양동 세종대 정문앞에서는 시위학생 강석훈군(29·경제4) 이 전경 4명에게 이끌려 가면서 집단폭행을 당해 코뼈에 금이 가는 등 전치4주의 중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 중이다.
이 때문에 흥분한 세종대생 20여명이 어린이대공원 앞에 세워둔 전경버스에 화염병을 던져 버스를 반소시키기도 했다. 이보다 앞서 18일 오후 5시쯤 이리 원광대에서는 학생들이 교내시위를 갖자 경찰이 최루탄을 난사하며 교내까지 들어가 강제해산, 이 과정에서 강동균(23·한의대 본과2) ·심원 (22·한의대 본과1)군 등 2명이 최루탄에 이마와 뒷머리를 맞아 중상을 입고 원광대병원에 입원중이다.
이 때문에 교수 30여명은 경찰의 교내진입 과잉진압에 항의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 9일에는 경기도부천지역 「임투」본부산하 조합원 2천여명이 성심여대앞에서 「노조탄압분쇄 궐기대회」를 가지려 하자 경찰이 최루탄을 쏘며 원천봉쇄, 이를 항의하던 공성통신 노조위원장 김순덕씨 (27·여) 등 2O여명을 무차별 구타, 부상케하는 바람에 부천지역 40개노조가 15일 동맹파업을 벌이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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