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 때아닌"보물찾기 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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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동경 교외의 한적한 대나무 숲에서 지난1주일 사이에 두 차례나 억대의 현금뭉치가 발견되어 때아닌 보물찾기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
돈 다발이 쏟아져 나온 곳은 동경시 중심부에서 기차로 약30분 떨어진 가와사키(천기)시다카쓰(고율) 국도변 대나무 숲이다. 일요일인 16일 오후 미나리 채취를 부업으로 삼던 가세의 한 남자 (임신중인 부인에게 충격을 주지 않기 위해 익명을 사용)가 가족 3명과 함께 흩어져 미나리를 뽑던 중 대나무 숲 그늘에 묻혀있는 문제의 비닐가방을 발견한 것이다.
이 가방 속에서 쏟아져 나온 현금 뭉치는 무려 9천만엔(약4억5천만원)이었다. 돈 다발은 1백만엔짜리 10묶음을 1다발로 한 1천만엔 짜리가 7다발, 1백만엔 짜리 묶음이 20개였다.
이날 현금 뭉치가 든 비닐 가방이 발견된 대나무 숲은 이미 지난 11일 약1억3천만엔의 현금이 든 스포츠 가방이 발견되어 화제를 모았던 바로 그 장소에서 10m도 채 안 떨어진 곳.
이처럼 서민들이 생각하기도 힘든 거액의 돈 뭉치가 잇따라 발견되자 이곳 뿐 아니라 동경일대의 주민들이 이 대나무 숲으로 몰려들어 일확천금의 보물찾기 소동이 벌어졌다.
한편 매스컴들은 추리작가까지 동원,「돈의 정체」를 밝히느라 부산.
추리소설로 유명한「마쓰모토」(송본) 씨는 이곳이 리크루트 사건이 제일 먼저 들통난 가와사키시라는데 착안, 오직과 관련된 정치헌금일 것으로 추리하고 검찰의 가택수사가 미치게 되자 돈의 주인이 일시적으로 감춰두기 위해 이 대나무 숲을 이용한 것으로 보았다.
대나무 숲은 지진에도 견딜 수 있으며 사람이 접근하기도 힘들다는 점을 이용했을 것이라는게「마쓰모토」씨의 추리다.【동경=방인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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