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Report] 온라인 게임 첫선, 유료화 도입, 해외시장 공략 … 한국 게임의 역사를 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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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여 개국, 14억 회원 보유한 글로벌 게임사 '넥슨'이 걸어온 길 대한민국 인터넷 및 게임산업의 태동과 맥을 함께한 넥슨은 지난 25년간 꾸준히 우수한 IP와 신시장을 발굴하며 게임산업을 이끌어왔다. 1996년 텍스트 머드 게임이 주류를 이루던 한국 게임시장에 ‘바람의나라’를 선보이며 그래픽 온라인 게임의 장을 열었다. 1999년에는 ‘퀴즈퀴즈’로 온라인 게임에 부분유료화 모델을 도입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다. 이후 ‘크레이지아케이드 비엔비’ ‘카트라이더’ 등을 선보이며 캐주얼 게임 붐을 이끌었다. 2000년대 중반부터는 중국·동남아·일본 등 해외시장을 공략하며 한국 게임의 글로벌 흥행 가능성을 증명해 왔다.

넥슨은 올해 지스타에서 선보인 클래식 명작 IP와 신규 IP를 아우르는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앞세워 성장동력을 한층 더 견고히 해간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트라하’ 포스터 [사진 넥슨]

넥슨은 올해 지스타에서 선보인 클래식 명작 IP와 신규 IP를 아우르는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앞세워 성장동력을 한층 더 견고히 해간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트라하’ 포스터 [사진 넥슨]

활발한 M&A·투자로 성장동력 강화

‘메이플스토리’ 15주년 포스터. [사진 넥슨]

‘메이플스토리’ 15주년 포스터. [사진 넥슨]

넥슨은 2004년에 ‘메이플스토리’의 개발사 ‘위젯’을 인수하며 우수 IP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2008년에는 ‘던전앤파이터’ 개발사 네오플을 인수했다. 게임하이(現 넥슨지티) 역시 2010년 넥슨에 인수된 후 FPS게임 ‘서든어택’의 장기 흥행을 이어오고 있다. 2017년에는 자회사 넥슨레드를 통해 모바일 MMORPG ‘AxE(액스)’를 론칭했다. 2016년에는 서구권에서 인기를 끈 소셜 게임 ‘도미네이션즈’의 개발사 빅휴즈게임즈(Big Huge Games)를 인수해 북미 등 서구권 시장에서의 성장 동력을 강화했다.

25년간 공격적 투자로 잇단 히트작 #매출 2억서 2조원으로 눈부신 성장 #모바일 ‘바람의나라’ 등 신작 주목

또 2016년 10월 태국의 게임 퍼블리셔인 iDCC의 지분 49%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 6월 잔여지분을 전량 인수하고 ‘넥슨 타일랜드’로 사명을 변경했다. 향후 넥슨 타일랜드를 태국 시장을 포함한 동남아 지역의 퍼블리싱 허브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소재의 픽셀베리 스튜디오를 인수했다. ‘초이스(Choices)’ ‘하이스쿨 스토리(High School Story)’ 등 모바일 시장에서 대화형 스토리텔링 게임(Interactive narrative game) 시장을 개척한 장르 선두주자다. 넥슨은 픽셀베리 스튜디오의 해외 사업 확대 및 ‘초이스(Choices)’의 현지화를 지원, 아시아 시장에도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게임업계 거장인 패트릭 쇠더룬드가 설립한 스웨덴 개발사인 엠바크 스튜디오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국내 유망 개발사에 대한 투자도 활발하다. 넥슨은 2016년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2500만 건을 돌파한 ‘HIT’의 개발사 넷게임즈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해에는 위레드소프트·카본아이드와 연이어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해 각 게임사의 신작에 대한 판권을 확보했다. 또 모아이게임즈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고 대형 모바일 MMORPG ‘프로젝트 라파누이’의 글로벌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5월에는 넷게임즈의 지분을 추가 인수해 연결 자회사로 편입하고, 7월에는 모바일게임 개발사인 스튜디오비사이드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넥슨은 이 같은 투자를 통해 경쟁력 있는 IP를 확보하는 한편 국내 게임산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눈부신 성과 거두며 매출 2조 시대 개막

넥슨은 다양한 타이틀의 흥행과 성공적 투자로 글로벌 게임사로 성장했다. 창립 첫해인 1994년 약 2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카트라이더·메이플스토리 등의 흥행에 힘입어 약 10년 만인 2004년 1110억원으로 불어났다.

네오플을 인수, ‘던전앤파이터’로 중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한 2008년 이후의 성장세도 눈여겨볼 만하다. 넥슨은 2008년 이후 지난 10년간 연평균 20% 수준의 성장을 이뤄왔다.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인 매출 2조2987억원(엔화 2349억엔)과 영업이익 8856억원(엔화 905억엔)을 기록했다. 이 같은 성과가 해외시장의 호조에서 기인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넥슨의 2018년 3분기 누적 해외 매출은 1조5002억원(1494억엔)으로 전체 매출액의 약 72%에 달한다.

넥슨은 190여 개국, 14억 명의 회원을 대상으로 약 90종의 게임을 서비스하는 글로벌 게임사로 성장했다. 2017년 말 기준으로 약 5600명의 임직원이 한국과 일본·북미·태국·대만 등의 법인에서 근무하고 있다. 또 2011년 도쿄 증권거래소 상장 당시 약 8조원 규모였던 시가총액이 현재는 약 16조원 규모에 달한다.

다채로운 신작 라인업

넥슨은 올해 지스타에서 선보인 클래식 명작 IP와 신규 IP를 아우르는 다채로운 장르의 게임을 필두로 성장동력을 한층 견고히 할 계획이다. 먼저 넥슨의 첫 출발점인 ‘바람의나라’를 비롯해 명작 IP 기반의 모바일게임에 눈길이 쏠린다. 세계 최장수 상용화 그래픽 MMORPG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온라인게임 ‘바람의나라’의 첫 모바일게임 ‘바람의나라: 연’이 지스타에서 공개됐으며, 감성적이고 참신한 생활 콘텐트로 사랑받는 ‘마비노기’의 모바일게임 ‘마비노기 모바일’도 베일을 벗었다. 또 ‘크레이지 아케이드’의 모바일게임 ‘크레이지 아케이드 BnB M’ 등 다양한 IP를 모바일 플랫폼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새로운 자체 개발작과 다양한 퍼블리싱 타이틀도 선보일 예정이다. 네오플의 ‘스튜디오포투(42)’는 내셔널지오그래픽과 협업해 개발 중인 해양 어드벤처 게임 ‘데이브’, 두 캐릭터 간 협력 플레이를 통해 탑마다 배치된 퍼즐을 풀어나가는 ‘네 개의 탑’의 시연 버전을 공개했다. 아울러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는 ‘트라하’로 모바일 MMORPG 시장에 흥행 열기를 지필 예정이다.

중앙일보디자인=김승수 기자 kim.se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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