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동결·총장선출참여로 마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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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이번 학기 들어 처음인 한·임대의 무기한 휴업조치는 장기화될 경우 수업일수 부족으로 인한 무더기 유급사태 등이 우려될 뿐 아니라 등록금문제와 총장선출참여를 둘러싸고 현재 총장실 등을 점거, 농성중인 전국22개 대학에도 커다란 영향을 끼치는 등 적지 않은 파문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림대는 지난해 9월 문교부가 대학등록금 자율화를 결정하자▲각종 교육여건 개선▲재단으로부터 대학경상운영비 자립▲타 대학보다 적었던 등록금을 전국 대학평균수준으로 유지 등을 이유로 89년도 등록금을 재학생 7%,신입생 23% 인상을 결정했다.
이에 대해 총학생회는▲시설투자는 재단 귀속재산으로 순수교육비에 포함시킬 수 없고▲교수급여가 타 대학의 2배로 학교균형발전에 저해되며▲재단 전 입금의 50%가 다시 재단으로 환원된다며 등록금인상의 부당성을 지적, 학생· 학부모가 참여하는 「등록금 결정협의회」구성을 학교측에 요구했다.
학생들은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직원노조와 연대, 총장퇴진과 총장선출 등을 협의 할 대학발전위원회 구성을 학교측에 추가 요구했다.
총학생회는 2월초 등록금고지서가 우송되자 등록거부운동 일환으로 고지서를 총학생회에 접수해줄 것을 학생들에게 호소, 1백 몇 장을 접수했으며 등록기간에는 한일은행 춘천지점 앞에서 등록금을 자체 접수하기도 했다.
학교측은 1차 등록 율이 45%로 저조하자 추가등록기간을 설정, 『이 기간동안 등록치 않으면 학칙에 따라 제적된다』 는 가정통신문을 발송, 상당수가 등록했으나 총학생회 구좌에 등록금을 입금한 학생도 1백60여명에 달했다.
학교측이 총학생회측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음을 명백히 하자 학생회 측은 지난달13일 총장실 점거농성을 시작했다.
이어 학생들은 20일 총장신임투표를 실시, 투표참가자8백60명 (재학생수 2천5백69명) 가운데 불신임 7백33명으로 총장퇴진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학생들은 22일 총파업 및 전 학교 폐쇄를 선언하고 강의실과 행정사무실 폐쇄와 함께 교직원 출입을 막고 22개학과 전부가 수업을 거부했다.
그 동안 학교측과 학생들은7차례의 협상을 벌였으나 학교측은 대학발전위원회 구성에선 축성을 보였을 뿐 총장퇴진·등록금동결에 대해서는 당초입장을 고수, 지난달 30일 최종협상이 결렬됨으로써 더 이상의 대화도 끊겼다.
대학 측은 2일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대학을 정상화하기로 했으나 학생들의 저지로 무산된 데다 4일에는 학생들이 교수들의 출입도 통제함으로써 교육·행정에 이어 연구기능까지 완전 마비됐다.
학교휴업 소식이 전해지자 학생들은 4일 오후6시30분 비상총회를 열어 『어떠한 일이 있어도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결의하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 각 건물을 지키는 결사대 조직과 비상식량을 준비하고 장기농성에 들어갔다.
학생들은 이와 함께 미 등록자 제적과 관련, .법정싸움을 준비하고 동맹자퇴·동맹휴학서명을 벌이고 있어 사태장기화가 우려된다.

<춘천=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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