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사태"갈수록 심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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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울산 현대 중공업 사태가「공권력개입」1주일째 정상을 못 찾은채 격렬 시위·강경 진압 악순환만 거듭되는 혼미상태다.
정부는 갈수록 심각한 양상으로 번지는 사태해결을 위해 잇따라 관계부처 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중이나 뚜렷한 대안이 없어 해결의 실마리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한때 울산 지역에 위수령을 발동하는 문제가 거론됐으며 정부는 현재의 상대는 위수령을 발동할 단계는 아니나 필요할 경우 특정지역의 위수령 발동을 포함한 강력한 공권력 행사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달 30일에 이어 4일 세번째로 오좌불 독신자 숙소에 대한 강제진압 작전을 펴 3천여명을 해산시키고 36명을 연행했으나 이원진씨 등 파업 지도부를 붙잡지 못하고 이씨와 재야인사 등 20여명을 수배했다.
◇시위공방=경찰은 4일 오후4시10분 쯤 15개 중대 2천명을 오좌불 숙소와 만세대 아파트 농성장에 투입, 강제해산 작전을 펴 20분만에 시위 농성자 3천여명을 해산시켰다.
농성자들은 오후6시쯤 다시 모여 화염병으로 경찰을 밀어붙여 재차 오좌불 숙소 일대를 점거했다가 오후6시쯤 경찰의 재 진입으로 해산됐다. 식목일 휴무인 5일에도 파업 근로자·대학생 등 1천여명이 오전11시쯤 만세대 아파트 옆 민주광장에 모여 지난1월 서태수씨 감금사건으로 구속됐다가 4일 오후 집행유예로 물러난 이형건 전 노조위원장(38)환영대회를 열기로 했으나 경찰이 이날 오전 9시40분쯤 3천명을 투입, 강제 해산시키고 오좌불 아파트 6개 동을 다시 장악하는 등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경찰은 또 4일 오후5시 울산 지원으로부터 압수 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오후10시쯤 울산 사회선교협회·89임투 본부 등 2개 사무실을 수색, 플래카드·유인물 등 1백여 점을 압수했다.
현중 공권력 개입이후 5일 오전까지 경찰은 모두1천90명을 연행, 이중 14명을 구속하고 1백13명을 불구속 입건했으며 38명은 즉심, 8백75명은 훈방하고 나머지 50명은 조사중이다. 【울산=허상천·노재현·오병조 기자】
◇치안대책=정부는 4일 내무·법무·노동부 등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어 울산 현대 중공업사태에 대한 치안대책을 논의하고 사태해결을 위해 노사협상 촉진·경찰력 강화·대 국민홍보 등 3가지 차원의 대책을 강구키로 했다. 그러나 현재의 상태가 위수령까지 발동할 상황은 아니라는데 의견을 모아 경찰력과 회사의 자구책에 의해 사태를 풀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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