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음악의 '전설' 페레 두번째 내한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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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음악의 살아있는 역사이자 '브에나비스타 소셜클럽'의 보컬리스트인 이브라임 페레가 다음달 3~4일 LG아트센터에서 두번째 내한공연을 한다.

그는 2001년 2월 '브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의 내한공연 때 노익장을 과시하며 감동의 무대를 펼쳐보인 바 있다. 당시 관객들은 낙천적인 삶의 철학이 밴 밝고 유쾌한 무대 매너와 탁월한 가창력에 감탄하며 뜨거운 박수 갈채를 보냈다.

1927년생인 페레는 올해 76세. 72세에 첫 데뷔 앨범 '브에나비스타 소셜 클럽 프리젠츠 이브라임 페레'를 발표하고, 이듬해 라틴 그래미상 최우수 신인 아티스트상을 받았다.

산티아고의 한 사교 댄스장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12세 때 어머니를 잃고 거리에서 노래하다 41년부터 악단 생활을 했다. 노쇠한 몸으로 아바나에서 구두닦이 생활을 하던 그는 앨범작업을 위해 과거의 가수를 찾던 음악 프로듀서 라이 쿠더와 마르코스 드 곤살레스를 우연히 만나면서 새로 태어났다.

구두닦이 페레가 이들을 만나 다시 음악을 시작하게 되는 과정은 빔 벤더스 감독의 다큐멘터리 '브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에 생생하게 담겨 있다.

"나는 언제나 내 자신을 채찍질해 왔다. 젊었을 때 나는 내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세계를 여행하게 될 것이라고 믿었다. 62년 유일하게 연주하러 유럽에 간 적이 있지만 이제서야 청년 시절의 꿈을 이뤘다."

뒤늦게 음악인생이 꽃핀 페레의 소회다. 유장한 라틴 리듬을 타는 그의 목소리는 한없이 천진난만하면서도 애수를 담고 있다. 페레와 더불어 18인의 뮤지션이 함께 하는 이번 무대는 오랜만에 쿠바 황금기의 전설적인 음악을 생생하게 접할 기회로 기대된다. 오후 6시. 4만~6만원. 02-2005-0114.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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