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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되니 ‘죄악주’가 뜬다?…술·도박·담배주 주가 상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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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사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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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는 술ㆍ담배에 관심을 가져라.”

‘흥청망청’ 분위기의 송년회 얘기가 아니다. 오래전부터 증권가에 전해 오는 투자 격언이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른바 ‘죄악주’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죄악주는 술ㆍ담배ㆍ카지노처럼 순간적인 즐거움을 주는 동시에 신체적ㆍ정신적으로 해로움을 주는 기업의 주식을 가리킨다. 경기 부진과 맞물릴 경우 오히려 소비가 늘면서 실적이 호전되는 ‘불황의 역설’이 나타날 수 있는 업종이다.

카지노 관련 대표 종목으로 꼽히는 강원랜드는 13일 증시에서 전날보다 1300원(3.95%) 오른 3만425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해 말(3만4800원) 이후 약 1년 만에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지난 8월 31일 종가(2만8950원)보다는 14% 넘게 올랐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는 GKL도 같은 기간 8% 이상 주가가 뛰었다.

소주 ‘처음처럼’을 생산하는 롯데칠성도 같은 기간 주가가 7.6% 상승했다. ‘참이슬’로 유명한 하이트진로 주가도 그동안 6.15% 올랐다. 담배 주식인 KT&G 역시 같은 기간 7.34%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술ㆍ담배 관련주는 연말 송년회 기간에는 소비가 증가할 뿐 아니라 고배당을 기대할 수 있는 ‘배당주’로도 관심을 끈다.

지난해 실적 기준으로 하이트진로의 시가 배당률은 4.15%로 계산됐다. 코스피 시장의 평균 시가 배당률(1.86%)보다 배 이상 높았다. KT&G와 강원랜드의 배당률은 지난해 각각 3.7%와 3%였다. GKL(2.71%)과 롯데칠성(2.24%)의 배당률도 비교적 높은 수준을 보였다.

삼성증권은 올해 실적을 기준으로 하이트진로의 예상 배당률을 4.5% 수준으로 제시했다. GKL(4.2%)과 KT&G(3.8%)의 배당률도 지난해보다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강원랜드는 올해 배당률(2.8%)이 지난해보다 낮아졌다가 내년(3.3%)에 다시 올라갈 것으로 전망됐다.

서울시내 한 마트의 소주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서울시내 한 마트의 소주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죄악주' 관련 기업의 실적이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도 주가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조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년 하이트진로의 매출 등 영업실적은 올해보다 좋아질 것”이라며 “발포주의 판매 호조가 기대되고 수입 맥주 라인업이 증가하면서 내년에는 영업적자에서 탈피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혜미 바로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칠성은 낮은 알코올 도수의 소주 판매 호조를 유지하며 지방에서 시장점유율이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한령 이후 최대규모인 중국인 단체 유커로 800여명이 한국을 찾은 중국 '한아화장품' 임직원 단체 관광객들이 지난 10월 23일 오후 서울 장충동 신라면세점을 방문해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한한령 이후 최대규모인 중국인 단체 유커로 800여명이 한국을 찾은 중국 '한아화장품' 임직원 단체 관광객들이 지난 10월 23일 오후 서울 장충동 신라면세점을 방문해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카지노 업종도 일본과 중국의 관광객 증가 등 ‘영업 호재’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북핵 위기 완화로 일본인 방문객이 증가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중국 단체 관광객 유입 효과로 방문객이 상당히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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