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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종사자들 “최 열사 위해 무기한 추모 천막농성”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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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 마련된 ‘카카오 카풀’ 서비스 시행에 반대하며 분신한 택시기사 최모씨의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뉴스1]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 마련된 ‘카카오 카풀’ 서비스 시행에 반대하며 분신한 택시기사 최모씨의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뉴스1]

택시업계 종사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카카오 카풀(출퇴근 승차 공유) 서비스 시행에 반대하며 분신한 택시기사 최모(57)씨의 추모 분향소를 차리고 무기한 철야 천막농성에 돌입하며 강경 투쟁을 예고했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 4개 단체는 12일 추모식을 열고 “귀중한 생명을 불살라 불법 카풀사업에 항거한 최 열사를 추모하기 위해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택시 4개 단체가 주축이 된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 카카오 카풀앱 서비스에 항거해 분신 사망한 고(故) 최모씨의 분향소를 설치한 뒤 민중의례를 하고 있다. [뉴스1]

택시 4개 단체가 주축이 된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 카카오 카풀앱 서비스에 항거해 분신 사망한 고(故) 최모씨의 분향소를 설치한 뒤 민중의례를 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추모식은 묵념과 추모사, 유서 낭독, 분향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열사 정신 계승하여 카풀사업 척결하자”, “불법 카풀 비호하는 청와대는 각성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분향소 주변에는 “택시노동자 죽음으로 내모는 반(反)노동정책 철회하라” “카카오콜 못 받겠다 카풀사업 즉각 중단하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 마련된 ‘카카오 카풀’ 서비스 시행에 반대하며 분신한 택시기사 최모씨의 분향소를 찾아 조문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 마련된 ‘카카오 카풀’ 서비스 시행에 반대하며 분신한 택시기사 최모씨의 분향소를 찾아 조문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분향소에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도 방문했다. 이 대표는 “카풀 서비스가 출퇴근 시간에 사람들이 택시 잡기가 어려워 나온 것인데 궁극적으로 악용될 우려가 있는 부분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이런 일이 발생했으니 당정 간 긴밀하게 협의해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정권 자체 시각의 문제다. 정부가 잘못된 방향으로 움직이는 걸 시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택시업계가 4차산업이나 공유경제까지 흐름 인정하고서 이야기하고 있는데도 정부가 귀기울이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강신표 전국택시노조연맹 위원장은 이날 투쟁 선언문에서 “문재인 정부는 친노동정책에서 후퇴해 재벌 친화 정책을 하고 있다”며 “정부는 카풀사업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시간 끌기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불쌍한 택시노동자가 죽게 만드는 정부를 규탄한다”면서 “택시기사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최소한의 밥그릇을 줄 수 있는 정부가 되길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중재안이 새로운 것이 전혀 없다”며 “법 개정이 쉬운 일도 아니고, 국토교통부가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기 때문에 중재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토교통부가 택시업계에 제안한 중재안에는 카풀을 1년 동안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하루 2번만 손님을 태우도록 제한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는 택시기사 최씨가 카카오 카풀 서비스 시행에 반대한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몸에 불을 질렀다. 최씨는 주변에 있던 경찰과 구조대에 의해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을 거뒀다. 택시 단체들은 오는 20일 국회 앞에서 10만명 규모의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지난 10일 ‘카카오 카풀’에 반대하며 분신해 사망한 택시기사 최모씨의 분향소가 12일 국회 앞에 설치돼 고인의 영정이 분향소로 옮겨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0일 ‘카카오 카풀’에 반대하며 분신해 사망한 택시기사 최모씨의 분향소가 12일 국회 앞에 설치돼 고인의 영정이 분향소로 옮겨지고 있다. [연합뉴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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