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기업, 신입사원 뽑을 때 개인홈피·블로그 뒤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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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을 앞둔 사람이라면 자신의 홈페이지나 블로그에 올리는 글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시대가 왔다. 최근 미국에서는 기업들이 신입사원을 뽑을 때 이력서나 성적증명서 같은 공식적인 서류 외에 '온라인 이력'도 들여다보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11일 보도했다.

온라인 이력이란 구직자들이 온라인상에 남긴 글과 사진 등 다양한 흔적들이다. 거기에는 개인의 보다 솔직한 모습이 담겨 있다. 최근 미국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이 주목하는 곳은 미국판 싸이월드인 '마이 스페이스'나 대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페이스북' 등 네트워킹 사이트들이다. 젊은 층 사이에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이들 사이트에는 가입자들이 올린 글과 사진이 넘쳐난다. 그 사람의 됨됨이를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채용정보다.

기업 측은 취업 희망자들의 개인 사이트를 미리 살펴보고 누가 기업 문화와 가치에 더 잘 맞는 사람인지 판단한다. 물론 기피인물을 고를 때도 그만이다. 외설적인 사진을 올리거나 저속한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을 비롯해 지나친 음주, 마약 복용, 폭력적 성격이 드러나는 글이 발견되면 입사가 어려워진다.

코네티컷주 웨슬리언대학의 마이클 솔라 취업담당국장은 "몇몇 기업이 포털사이트만 뒤지다 최근에는 개인 사이트까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한 정보통신업체들이 이런 채용방식을 즐겨 활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법대나 경영대학원 등 전문대학원 입학전형에도 쓰이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 때문에 대학에서는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이는 가운데 개인 홈페이지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사이트 특성상 친구들 사이에서 주목받기 위해 실제보다 과장된 글이나 사진을 올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학의 취업 담당자들은 "자신의 사이트를 잘 살펴보고 기업에서 꺼릴 내용은 삭제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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