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사회적 손실 연 11조원…당뇨·고혈압 치료에 4조 넘게 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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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포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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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으로 인해 한국 사회에서 1년간 입는 사회적 손실이 11조원이 넘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0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개한 ‘비만의 사회경제적 영향’ 연구에 따르면 지난 2016년 한 해 동안 비만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11조 4679억원이었다. 이는 같은 해 한국 국내총생산의 0.7% 수준이다.

건강보험공단 '비만의 사회경제적 영향' 연구 #2016년 손실 비용은 그해 GDP 약 1% 수준 #사회적 비용 중 절반 이상이 의료비 지출 #질병으론 당뇨병 고혈압 지출이 40%넘어 #지역별론 전남이 최고 , 서울이 최저 지출

이번 연구는 지난 2003∼2004년에 일반건강검진을 한 사람 중 비만 관련 질병에 대한 과거력이 없는 수검자 1009만1251명을 2015년 말까지 추적 관찰해 생존 분석을 했다. 또한  2016년 기준 건강보험 검진ㆍ자격ㆍ진료내역 자료, 통계청 사망원인자료 등을 바탕으로 비만으로 인해 소비된 의료ㆍ간병ㆍ교통비 등 직접비용과 조기 사망액, 생산성 손실액, 생산성 저하액 등 간접비용을 합해 손실비용을 추산했다.

[자료 :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 : 국민건강보험공단]

사회경제적 손실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의료비였다. 전체 손실 중 51.3%(5조 8858억 원)로 가장 컸다. 다음으론 생산성 저하액 20.5%(2조 3518억 원), 생산성 손실액 13.1%(1조 4976억 원), 조기 사망액 10.0%(1조 1489억), 간병비 4.3%(4898억 원), 교통비 0.8% (940억 원) 순이었다. 연령대별 비중으로는 50대가 26.8%로 가장 크고, 다음으로 60대(21.2%), 40대(18.2%), 70대(15.9%), 30대(7.9%) 순으로 손실 규모가 컸다.

질병으로 보면 당뇨병에 의한 사회적 손실 비용이 22.6%(2조 624억원)로 규모가 가장 컸다. 고혈압의 비중도 21.6%(1조 9698억 원)나 됐다. 두 질병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비용만 4조원이 넘었다. 다음으로 허혈성심장질환 8.7%(7925억 원), 관절증 7.8%(7092억 원) 순으로 손실 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에 의한 의료비(건강보험 총진료비, 비급여제외) 손실을 거주 지역에 따른 1인당 비용으로 살펴보면, 전라남도가 약 33만 8000원으로 지출 비용이 가장 많이 들었다. 다음으로 전라북도 약 32만 5000원, 부산광역시 약 31만6000원, 강원도 약 30만7000원 순으로 지출 비용이 많이 들었다.

[자료 :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 : 국민건강보험공단]

반면, 서울(25만1762원), 경기(25만3493원), 인천(27만1578원)으로 1인당 진료비가 가장 낮았다. 이번 연구를 한 이선미 건강보험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손실비용 추산은 의료비 등 직접비용과 비만 유병률 등 간접비용을 종합해 이뤄져 지역별 비용 격차에 대한 정확한 원인을 찾기는 쉽지 않다”며 “다만 농촌비율이 높은 지방이 수도권 등 도심 비율 높은 지역에 비해 비만 유병률이 높은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선미 연구위원은 “30~50대(총 손실의 52.9%), 고혈압 및 당뇨병(총 손실의 44.2%)에서의 높은 손실비중은 비만이 생산가능인구의 건강을 저해하고, 만성질환 진료비 증가에 기여함을 유추할 수 있다”며 “향후 비만 관리대상의 우선순위 설정 시 고려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정영기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장은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이 지속해서 증가했는데 특히 진료비의 경우 3년 사이 1.5조원 이상 상승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비만은 발병 이전에 예방ㆍ관리하는 것이 효과적인 만큼 이를 위해 국가 비만 관리 종합대책(‘18.7월 발표)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자료 :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 : 국민건강보험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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