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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서이라, 봉사활동 자료 조작 의혹

중앙일보

입력

서이라가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뒤 기뻐하고 있다. [뉴스1]

서이라가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뒤 기뻐하고 있다. [뉴스1]

쇼트트랙 국가대표 서이라(화성시청)가 병역특례를 위한 봉사활동 기록을 조작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봉사활동 일정과 근무 일정 겹쳐 #문체부-병무청 합동 정밀 조사중

국회 국방위원회 병역특례제도개선 소위원회(위원장 하태경)는 7일 국회의사당에서 제4차 청문회를 열고 체육 및 예술 특기 병역 특례자들이 제출한 봉사 활동 기록과 관련해 실제 활동 여부 및 기록의 정당성 여부에 대한 검증을 진행했다.

회의에 앞서 하태경(바른미래당) 위원장은 “체육요원 또는 예술요원으로 분류돼 병역특례 봉사활동을 진행했거나 현재 진행 중인 85명에 대해 병무청에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그 중 70%에 해당하는 61명이 실제보다 기록을 부풀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례요원들과 이들을 관리 감독하는 기관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청문회 진행 과정에서 서이라가 제출한 봉사활동 보고서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하 위원장은 “서이라가 화성시 빙상연맹을 통해 140시간의 봉사활동을 진행했다고 보고했는데, 장소와 시간이 화성시청에 제출한 훈련 보고 내용과 일치한다”면서 “돈을 받고 훈련한 것과 무보수로 봉사활동을 한 건 명확히 구분되어야 한다. 해당 기간 동안 훈련을 했거나 또는 봉사활동을 했거나 둘 중 하나만 인정하는 게 타당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봉사활동을 하고도 훈련을 했다고 보고했던지, 또는 그 반대의 경우이던지 두 기관 중 한 쪽을 속인 것이 된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 정밀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평창올림픽 기간 중 쇼트트랙 남자 500m에서 역주하는 서이라. [연합뉴스]

평창올림픽 기간 중 쇼트트랙 남자 500m에서 역주하는 서이라. [연합뉴스]

증인으로 청문회에 출석한 전인숙 화성시 빙상연맹 전무이사는 “서이라가 해당 기간 동안 훈련을 했는지 봉사활동을 했는지 정확히 모른다. 매일 4시간씩 봉사활동을 마쳤다는 이야기를 듣고 확인 도장을 찍어줬다”면서 “봉사활동을 진행하는 동안 내내 해당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요청을 받거나 설명을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서이라는 지난해 2월 삿포로(일본) 겨울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병역 특례 혜택을 받았다. 지난 2월 평창 겨울올림픽에서는 남자 1000m에서 동메달을 추가했다.

이와 관련해 노태강 문체부 제2차관은 “봉사활동이라는 형식 때문에 철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대상자들도 성실하게 임하지 않은 경우가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병역 특례 방식에 대해 병무청과 논의해 국민적인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형태로 바꿀 예정이다. 내년 초 관련법 개정 발의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장현수(축구), 안바울(유도) 등이 봉사활동 서류를 조작한 혐의가 드러나 나란히 국가대표팀에서 퇴출된 바 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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