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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 됐심더” 15년간 의정비 동결한 경북 울진군의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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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전국 지방의회의 의정비 인상 움직임과 달리 15년간 의정비를 동결한 지방의회가 있다. 경북 울진군의회다.

4일 울진군의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개최한 정례회에서 의원들은 내년부터 2022년까지 의정비를 현행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했다.

올해까지 11년째 동결해 온 의정비를 4년더 인상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당초 울진군 의정비심의위원회는 공무원 임금 인상률의 절반인 1.3%의 의정비 인상을 건의했다. 하지만 군의원들이 자발적으로 인상을 거절함에 따라 현재 수준을 유지하게 됐다. 의정비심의위원회는 지방자치법 시행령에 따라 향후 4년간 의원들이 받게 될 의정비를 심의·결정하는 조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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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울진군의원들의 의정비는 2022년까지 연간 3210만원, 월 267만5000원으로 확정됐다. 울진군의회는 자유한국당 3명, 무소속 5명으로 구성돼 있다. 군의회 의장과 울진군수 모두 무소속이다.

울진군은 인구 5만여명의 시골이다. 동해와 인접해 주민 대부분은 농업·어업에 종사한다. 쌀·대게·미역·송이가 대표 특산물이지만, 이렇다 할 기업이나 제조업체가 없어 여느 시골 지역처럼 살림살이가 빠듯하다.

지난해 기준으로 재정자립도는 전국 평균(53.4%)에 절반도 못 미치는 17.4%다. 2024년까지 금융권에 갚아야 할 빚도 55억여원이 남아있다. 여기에 최근 탈원전 정책 영향으로 울진에 있는 원전의 가동률이 낮아져 세수 감소 우려 등 지역 경제 전망마저 어둡다. 울진군의회 안팎에선 “지역의 어려운 경제 여건 등을 고려해 의원들이 고통 분담 차원에서 동결키로 한 것 같다”는 말이 나온다.

장시원 울진군의회 의장은 “우리 지역 현실에 맞춰 의정비를 스스로 동결한 것일 뿐”이라며 “지역마다 각각의 사정이 있기 때문에 다른 의회와 비교할만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울진=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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