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총 서울지회장 쓰러져 입원···경찰 신변보호 요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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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란 한국사립유치원총연합회 서울지회장(오른쪽)이 지난달 30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의 간담회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박영란 한국사립유치원총연합회 서울지회장(오른쪽)이 지난달 30일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의 간담회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유아교육법ㆍ사립학교법ㆍ학교급식법 등 이른바 ‘유치원 3법’이 통과돼도 폐원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던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서울지회에서 내분에 일어났다.

2일 한유총 서울지회 관계자에 따르면 박영란 서울지회장이 전날 오후 지회 임원ㆍ지역지부장 10여명과 회의 중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다. 박 지회장이 쓰러진 경위와 원인을 두고는 말이 엇갈린다.

‘유치원 3법 통과 시 전체 유치원 폐원’이라는 초강경 공세에 나선 한유총은 강경파와 온건파 사이 갈등이 격화되면서 내부 분열 양상을 보였다. 특히 서울지회는 유치원 3법 원안 통과 시에도 폐원하지 않기로 입장을 정리했다고 언론에 보도됐다가 이를 바로잡으라는 회원들의 압박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박 지회장이 정신을 잃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회장 측 일부에선 물리적 충돌이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회의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고성이 오간 건 맞지만 신체 접촉은 없었다”고 말했다.

박 지회장은 현재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한 상태다. 다른 회의 참석자들은 “잘못된 언론보도로 박 지회장이 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왔다”면서 “박 지회장은 회의에 10분 정도밖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쉬러 가던 중 스스로 쓰러졌다”고 주장한다.

박 지회장은 사흘 전인 지난달 30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면담하고 “유아 학습권을 침해하거나 학부모 불안을 일으키는 요소는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박 지회장은 한유총 지도부가 주장하는 ‘유치원 3법 통과 시 폐원’ 방침을 따를 것인지에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후 서울시교육청은 “한유총 서울지회 최종 입장은 박용진 3법과 관계없이 유치원을 폐원ㆍ휴원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교육청과 달리 박 지회장은 지회 회원들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 “(기자들이) 유치원 3법 통과 시 폐원할 것인지 끈질기게 물어봐 ‘교육자적 마인드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답한 것이 전부”라면서 ‘서울지회는 폐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은 잘못 전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한유총을 탈퇴할 의사가 없다는 점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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