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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성 황화수소 발생 원인, 강산성+강알칼리 폐수"

중앙일보

입력

황화수소 질식사고 발생한 부산의 한 폐수처리업체 [부산소방안전본부 제공]

황화수소 질식사고 발생한 부산의 한 폐수처리업체 [부산소방안전본부 제공]

최근 부산 폐수처리업체 황화수소 추정 가스 누출사고로 10명이 중경상을 입은 사고 당시 외부에서 반입된 폐수는 강한 알칼리성분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사상구는 A 폐수업체가 사고 당시 반입한 대기업 P사 연구소 폐수를 확인한 결과 pH 11.3의 강한 알칼리성분으로 확인됐다고 30일 밝혔다.

산성 폐수가 들어있는 집수조에 알칼리성 폐수를 넣으면서 이상 화학반응으로 황화수소 가스가 생겨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 집수조에 산성 폐수는 30t 가량이었고 P사의 강알칼리성 폐수 8t 정도 부었을 때 직원들이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발생 후 알칼리 폐수가 섞여 있는 상태에서 집수조 내 폐수의 산성도를 측정했을 때 pH 3~4의 강한 산성을 나타내 기존 집수조에 보관돼있던 폐수는 이보다 더 강한 산성 폐수였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기붕 사상구 환경위생과장은 "순수한 산성과 알칼리성 물질을 섞였다면 중화반응만 일어나지 이상 반응은 일어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폐수는 순수물질이 아니고 안에 어떤 물질이 포함됐을지 몰라 성상(성질)별로 폐수를 분류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두 폐수가 섞이게 된 경위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폐수 관리 방법을 결정하는 권모(42) 관리부장이 사고로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 확인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A업체 직원들로부터 권부장이 P사 폐수에 대한 간이 검사 등을 진행했고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는 취지의 진술은 나온 상태"라면서 "권 부장이 의식을 찾고 국과원 감정 결과를 확인해야 정확한 경위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주민 대피명령을 내리지 않아 초동 대처 논란이 일어난 점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이 과장은 "1년 전 비슷한 사고 때는 외부 유출이 확인돼 대피명령을 내렸다"며 "하지만 이번 사고는 발생 후 20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관능검사(전문가가 냄새를 통해 가스 확산 정도를 판단하는 방법)를 한 결과 객관적인 측정결과를 기다려도 될 정도의 상황이었고 30분 뒤 외부 누출이 없다는 결과에 따라 대피명령을 내리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주변 500m 내 주거지가 없고 추가 부상자 2명이 나온 인근 공장에서도 황화수소 검출은 없었다"며 "오히려 해당 공장 자체 악취가 더 심한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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