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10만 명 반소시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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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부다페스트 AP·UPI·로이터=연합】헝가리 시민 약 10만 명은 1848년의 독립선언 1백41주년에 즈음해 15일수도 부다페스트에서 대규모의 평화시위를 벌이며 자유확대와 소련군의 철수 등을 요구했다.
시민들은 31개 민간 자유화운동단체의 공동주도하에 집권 사회노동당과 별도의 기념행사를 갖고 공산화 이전의 헝가리 국가와 각종 기강을 앞세운 채 프랑스 혁명가 등을 부르며 부다페스트 시내를 관통, 1848년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가의 통치에 반대해 일어섰던 혁명기념 지까지 4시간동안 행진하고 밤에는 촛불시위를 갖기도 했다.
시민들은 수십 년 내 최대의 독립기념일 시위를 벌이며 헝가리의 독립과 중립화, 소련주둔군의 철수, 자유선거와 다당제, 56년도 반소봉기 희생자들의 명예회복 등을 내용으로 운동단체들이 공동으로 마련한 12개조의 요구사항을 배우「지외르지·체르할니」의 낭독을 통해 들었다.
이날 시위에서 선도적 운동단체인「헝가리 자유민주연맹」의 지도자들은 바르샤바조약기구가 소련의 체코슬로바키아 침공을 규탄하고 동구 국들의 주권을 제한하는 이른바「브레즈네프독트린」을 포기할 것 등을 강력히 촉구, 시위 참가자들로부터 열렬한 환호를 이끌어 냈다.
헝가리정부는 이날을 처음으로 공휴일로 지정한데 이어 운동단체 주도의 이번 집회를 승인, 경찰이 행사도중 시민들을 간섭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도록 했으며 관영 헝가리TV 역시 시위주최측의 사전 요구에 따라 저녁 황금시간대에 이를 보도하는 입장변화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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