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지킨 K리그, 스무살 선수 생명 구했다

경기 도중 크게 다쳤지만, 주심과 의료진 등의 적절한 대응으로 목숨을 구한 광주FC 미드필더 이승모. [뉴스1]

‘골든타임’을 지킨 적절한 대응이 스무살 축구 선수의 목숨을 구했다.

머리부터 떨어진 이승모 의식 잃어 #심폐소생술 실시, 2분 만에 깨어나

프로축구 광주FC 미드필더 이승모는 28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 시티즌과 K리그2(2부리그) 준플레이오프 전반 3분 상대 선수와 공중볼을 다투다가 고꾸라졌다. 공중에서 한 바퀴 돌아 머리부터 떨어지면서 고개가 꺾였고 의식을 잃었다. 이승모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유망주다.

김희곤(33) 주심은 곧바로 경기를 중단한 뒤 의료진을 호출했다. 이어 이승모에게 달려가 입을 열고 기도를 확보했다. 의료진은 심폐소생술(CPR·Cardiopulmonary Resuscitation)을 실시했다. 광주 선수들도 이승모의 축구화와 스타킹을 벗긴 뒤 다리를 마사지해 혈액순환을 도왔다. 이승모는 2분 뒤 의식을 되찾았고 병원에 이송됐다. 뇌가 산소 없이 4분 정도 버틸 수 있다.

그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유망주다. [사진 광주FC]

광주 구단은 “응급실 도착까지는 기억상실이었다”면서 “경추 미세골절 외 특이사항은 없다. 2~3주간 입원하고 퇴원할 예정이고, 완전 회복까지는 2~3개월 소요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프로축구연맹은 매년 동계훈련 때 심판들에게 심폐소생술을 교육한다. 2011년 5월부터는 K리그 경기장에 의료진 3명을 배치하고 자동심장충격기를 갖추게 했다. 응급상황 대처 매뉴얼도 만들었다.

‘신영록 사고’가 안전 대책 강화의 계기였다. 2011년 5월 8일 제주 공격수 신영록이 심장마비로 경기 도중 쓰러졌다. 김장열 제주 재활팀장이 그라운드로 뛰어들어가 심폐소생술을 실시했고, 12분 만에 신영록을 병원으로 옮겼다. 50일 뒤 의식을 찾은 신영록은 그해 9월 퇴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