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고전 필승카드 '박지성 시프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1면

독일 입성 후 첫 훈련에서 박지성(오른쪽에서 둘째)이 아드보카트 감독(右)이 지켜보는 가운데 슈팅 훈련을 하고 있다. [레버쿠젠=연합뉴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독일 입성 후 첫 훈련을 마치고 그동안 숨겨왔던 승리 구상을 꺼내들었다. 박지성을 다양한 포지션으로 활용하는 '박지성 시프트'로 첫 상대인 토고를 잡겠다는 것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7일 오후(한국시간) 레버쿠젠의 홈구장인 바이아레나에서 첫 훈련을 마친 뒤 "박지성을 3-4-3시스템에서는 날개로, 4-3-3시스템에서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상황에 따라 언제든 3-4-3을 가동하겠다"며 "사실 가나전에서도 상대 투톱을 막기 위해 3-4-3으로 바꿔야 했지만 선수들의 체력 수준을 평가하기 위해 변화를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국 13일 토고와의 첫 경기는 4-3-3시스템으로 나서되 상대가 변칙 전술로 나올 경우 3-4-3으로 바꿔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박지성 시프트'는 그동안 세 차례 가동됐다. 지난해 11월 12일 스웨덴전 후반 24분 김두현을 투입,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고 있던 박지성을 오른쪽 윙포워드로 바꿔 경기 흐름을 끌어오는 역할을 맡겼다. 3월 1일 앙골라전과 5월 26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에서도 같은 전술 변화로 2승1무(5골 2실)를 거뒀다.

그러나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날 밝힌 구상은 이전의 '박지성 시프트'와는 다르다. 이전까지는 4-3-3시스템을 유지한 채 포지션만 바꾼 것이었다.

첫 훈련에서 아드보카트 감독은 안정환-설기현-박지성과 조재진-박주영-정경호 등 공격수들을 2개 조로 나눠 공격을 지시했다. 패스와 공격수들의 쇄도 타이밍을 맞추는 콤비네이션 플레이에 주력했고, 볼을 잡은 후와 패스한 후 빠르게 방향을 전환하도록 주문했다.

스코틀랜드 전훈에서는 실전을 방불케 하는 연습 경기를 통해 선수들의 체력 강화에 힘썼다. 하지만 독일 훈련에서는 선수들의 몸을 가볍게 하며 스피드를 되살리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가나전에서도 봤듯이 박지성의 예리함이 크게 떨어져 있다. 회복훈련에만 전념해 왔기 때문"이라며 "남은 기간 3대 3, 4대 4 미니게임을 통해 박지성을 비롯한 우리 선수들의 예리함을 되살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가나전의 교훈은 우리가 100%가 되지 않으면 1대 1에서 밀린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라며 "적절한 훈련과 휴식으로 토고전은 100%의 컨디션으로 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레버쿠젠=정영재 기자, 최원창 JES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