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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K 채널 수 8 → 5개로 축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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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일본 공영방송 NHK의 채널 수를 8개에서 5개로 줄이는 개혁안이 공식 제기됐다. 또 거대 통신그룹인 NTT를 2010년까지 사실상 해체하는 내용의 제안도 확정됐다.

방송.통신 분야를 총괄하는 다케나카 헤이조(竹中平藏) 총무상의 자문기구 '통신.방송방식에 관한 간담회'는 6일 이 같은 내용의 최종 보고서를 발표했다. 일 총무성은 이 보고서의 제안을 골자로 한 관련법 개정안을 내년 정기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본지 5월 11일자 6면>

간담회는 현재 3개인 NHK 위성방송(BS) 중 2개 채널과 FM 라디오방송은 "공영방송의 역할을 이미 마쳤다"며 2011년까지 폐지할 것을 제안했다. 또 최근 제작비 유용 등이 잇따라 발생한 오락.스포츠 제작 등의 부문은 "공공성이 낮다"며 분사할 것을 제안했다.

다만 현재 법적으로 의무 사항이 아닌 NHK 시청료 납부에 대해선 "경영 개혁을 통해 시청료를 대폭 인하한 뒤 납부를 의무화하며, 납부 거부자에게 벌칙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자"고 제안했다. 현재 일본 전체 가구 중 30%가량이 시청료를 내지 않고 있다.

NHK의 방만한 조직 운영도 도마에 올랐다. 간담회 보고서는 "34개에 달하는 자회사에 대한 출자 필요성을 정밀 조사해 민영화 작업을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한마디로 그동안 공영방송이란 울타리 속에 안주하며 비대해진 조직을 합리성과 효율성을 갖춘 근육질 체질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교수.변호사 등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간담회의 이 같은 제안에 집권 자민당의 '통신.방송산업 고도화 소위원회'는 "사적 간담회의 제안에 불과할 뿐"이라며 조직 쇄신과 시청료 인하 등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따라서 간담회 보고서 내용대로 실현될지는 불투명하다.

한편 간담회는 NTT에 대해 현행 지주회사를 폐지하고 도코모 등 계열사를 완전 분사해 자본 분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대신 계열사들의 업무 규제를 폐지함으로써 민간기업과의 경쟁을 통해 통신시장에서 다양한 초고속 인터넷서비스 등이 탄생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을 제시했다.

이는 "통신사업의 각종 부문을 공기업 성격의 NTT가 장악하고 있어 정보기술(IT)산업의 진보가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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