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분은 그늘에 내놓아 서서히 적응시키도록|봄맞이 정원수 관리는 이렇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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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강원도 등 일부 산간지방은 아직 폭설에 묻혀 한겨울이지만 남쪽에선 벌써 꽃 소식이 전해져 오고 겨우내 잠자던 수목들이 기지개를 켜는 철이다. 한두 차례 꽃샘추위가 예상되지만 지금부터 이 달 중순까지가 정원수와 화초 등 정원손질에 알맞은 때다.
특히 올해는 지난 겨울이 몇 십 년만의 난동이었던 만큼 봄과 여름에 병해충이 극성을 부릴 것이 예상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각별히 요구된다.
조금만 날씨가 풀리면 월동한 알들이 애벌레가 되어 기어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가든 조경의 김혁년 설계부장(조경기사)은『월동을 앞두고 지난가을 나무를 싸 주었던 짚을 날씨가 더 풀리기 전에 서둘러 풀어서 태워 버리라』고 권고하고 있다.
또 석회 유황 합제 등을 농약 상에서 구입, 2백 배 액으로 풀어 나무에 뿌려 줄 것도 권했다. 이렇게 하면 여름철 병해충의 50%를 줄일 수 있다는 것. 병해충의 예방 외에 지금 손질해야 할 정원수 관리 요령을 알아본다.

<가지치기>
가지치기를 할 때는 꽃눈이 다치지 않도록 주의하며 꽃눈 바로 위를 비스듬히 자르는 것이 요령. 잔 곁가지를 자를 때는 칼로 바짝 갈라 주는 것이 좋다. 굵은 가지는 한꺼번에 자르면 본 가지가 쪼개질 위험이 있으므로 자를 가지의 아랫부분을 반쯤 자르고 다시 윗 부분을 자르는 것이 손상을 주지 않는 방법이다.
가지를 잘라 내면 부패균이 침입, 나무가 썩을 염려가 있으므로 방부제를 바르거나 페인트 등을 칠해 주는 게 좋다.
또 외따로 자란 가지도 과감히 잘라 내는 게 좋다. 지난 겨울이 따뜻했던 관계로 웃자라거나 외따로 자란 가지가 예년보다 많으므로 본격적으로 나무에 물이 오르기 전인 지금 잘라 내야 한다.
또 향나무·소나무·감나무 등 겉에 껍질이 있는 정원수는 지금쯤 껍질을 벗겨 주는 게 좋다. 껍질을 벗기고 칫솔 등으로 좌우방향으로 문질러 주면 마치 냉수마찰을 하듯 줄기의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때 떨어진 껍질에도 해충의 알이 들어 있으므로 한곳에 모아 태우는 게 안전하다.

<정원수 심기>
아직은 조금 이르지만 다음주 중반(15일)께 부 터가 정원수와 1년 생 화초를 심기에는 제철이다.
정원수를 구입할 때는 뿌리에 흙이 많은 것일수록 좋다. 잔뿌리가 많이 달리고 나무색깔이 싱싱하고 깨끗한 것, 가지가 잘 발달하고 나무에 흠집이 없는 것이 상품이다. 특히 꽃나무는 꽃망울이 많은 것을 구입해야 한다.
정원수로 많이 사용되는 나무는 향나무·개나리·겹 철쭉·꽃단풍·덩굴장미·목련·무궁화·박태기나무·영산홍·옥향 나무·자산 홍 등 이 있고 요즘에는 감나무·대추나무·모과나무 등 과실수도 많이 심는 추세다.
1년 생 화초로 패랭이꽃·조 생 코스모스·카네이션·맨드라미·접시꽃·봉선화·채송화·분꽃·금잔화·샐비어 등을 주로 심는다.
정원수와 꽃씨의 값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감나무와 목련이 1만5천∼2만원선 ▲대추나무가 3만∼4만5천 원 선 ▲모과나무가 5만원 선이며 사과나무·대나무가 2만원선, 철쭉 한 화분이 2천5백∼3천 원, 팬지와 패츄니아 1상자(12개)는 2천 원 선이라는 게 서초동 꽃마을 상인들의 설명.
정원수나 화초를 심을 때 기술자를 초빙할 경우에는 만약 나무가 죽으면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미리 약정해 두는 게 좋다.
직접 심을 경우 구덩이를 가급적 크게 파고(뿌리 분 직경의 2배정도)흙으로 덮을 때는 흙을 걸 죽한 죽이 되도록 물을 충분히 섞어서 덮고 꼭꼭 밟아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큰 나무의 경우 봄바람에 나무가 흔들릴 우려가 있으므로 지주 목을 대 주는 게 안전하다.

<화분 옮기기>
겨우내 집안에 두었던 화분들도 정원으로 옮길 때가 됐다.
특히 겨울동안 집안에서 꽃을 피운 영산홍·귤나무·치자나무·천리 향 등은 밖으로 옮길 때는 직사광선을 한꺼번에 많이 쏘이지 않게 하는 일이 중요하다. 한꺼번에 일조량이 많아지게 되면 실내에서 자란 약한 잎이 금세 말라죽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하루에 몇 차례 음지에 내놓아 기온과 햇빛에 서서히 적응시키면서 밖에 내놓는 시간을 늘려 나간다.
아파트 베란다에 내놓을 때도 마찬가지. 그늘이 없으면 유리에 푸른색 선팅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비료주기>
꽃이 피지 않는 정원수의 경우 요즘 비료도 줘야 한다.
그러나 봄에 꽃이 피는 목련·개나리·진달래·라일락 등은 꽃이 지고 난 다음에 주는 게 효과적이다.
밑거름으로 닭똥·부엽토 등을 쓰는데 요즘에는 원예용 비료를 화원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비료를 너무 뿌리 가까이에 주면 타 죽게 될 위험이 있으므로 나무크기에 따라 줄기에서 30∼50cm 떨어져 30cm정도 깊이의 웅덩이를 파고 준 다음 묻어 준다.
정원수는 해마다 비료를 주게 되는데 비료 주는 위치를 해마다 바꿔 주는 일도 나무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 필요하다. <유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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