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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도 인터넷도 먹통" …서울 주말 빼앗은 '통신 대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아현지사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근지역에 극심한 통신장애가 빚어지고 있지만, 통신복구에는 일주일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하 1층 통신실 아래 쪽에서 화재가 발생해 진화에도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서대문소방서는 이날 오후 브리핑을 하고 “현재 화재가 발생한 통신구(통신장비용 갱도) 광케이블은 사람이 진입하기 어려운 구조라 화재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오전 11시를 조금 넘어서 발생한 화재는 3시간이 지난 현재까지 진화가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건물은 지상 5층, 지하 1층 규모로 화재는 지하 통신구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3가에 있는 KT아현지사에서 불이나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들이 진화작전을 펼치고 있다. 전민희 기자

2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3가에 있는 KT아현지사에서 불이나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들이 진화작전을 펼치고 있다. 전민희 기자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화재로 통신구에 있는 유선 전화선 16만8000회선과 광케이블 220조가 불에 탔다. 조는 전선의 세트를 세는 단위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이 때문에 서대문구 북아현동, 마포구 아현동, 중구 중림동 등 14개 동에서 통신장애가 발생하고 있다. 해당 지역에서는 KT가 제공하는 초고속인터넷·인터넷(IP)TV·인터넷전화 등이 모두 먹통인 상태다.

KT 충정로 통신실서 오전 화재 #서대문·마포·중구 등 14개 동 피해 #인명피해 없지만 통신장애로 시민 불편 # 소방당국"완전복구까지 최대 일주일"

소방당국은 1~2시간 내로 불길은 진압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통신복구 시간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KT 관계자는 “화재가 진화된 후에 케이블 상태를 확인해야 복구시점을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지만, 은평구청은 이후 긴급재난문자를 통해 “가복구에 1~2일, 완전복구에 일주일 정도 걸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KT는 이날 중 임시기지국을 설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3가에 위치한 KT 아현지사에서 화재가 발생해 KT 스마트폰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 [뉴스1]

2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3가에 위치한 KT 아현지사에서 화재가 발생해 KT 스마트폰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 [뉴스1]

시민들은 통신장애로 인해 휴대전화가 먹통이 되면서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충정로역 7번 출구에서 만난 이모(26)씨는 “약속에 늦어서 친구에게 연락해야 하는데 전화가 안돼서 답답하다. 공중전화를 찾고 있는데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카페·편의점을 이용하는데도 시민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통신장애로 카드 단말기 등이 작동이 안되서다. 화재 현장 지역의 편의점과 카페에서 ‘현금결제만 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김유진(30)씨는 “카카오페이 결제 등을 이용해 현금을 안 갖고 다니는 데, 큰일이다. 교통카드도 NFC 연결해서 써서 버스나 지하철을 탈 수도 없어 막막하다”고 말했다.

내비게이션까지 제대로 작동이 안되자 차를 갖고 이동하는 사람들도 혼란을 겪고 있다. 성기동(33) 씨는 “일산에서 광화문에 있는 결혼식을 가기위해 합정을 지나고 있었는데, 갑자기 내비게이션이 먹통이 돼 정말로 아찔했다. 전화가 안돼 물어볼 사람도 없어서 마포까지 표지판만 보고 이동했다”고 털어놨다.

전민희‧조소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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